‘기꺼이’

박정철 (2014-02-04 10:59)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 3:16)   새벽에 잠이 깼다. 구정 연휴가 있는지라 늦게까지 설교 준비를 하다가 잠자리에 누웠는데, 몸은 피곤한데도 머리는 여전히 설교 준비로 복잡했다. 목회자에게 있는 직업병이라고나 할까. 결국 새벽을 깨우는 알람 소리보다 먼저 깨어나 널려진 생각들을 하나 둘씩 정리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지난밤에 준비했던 설교 주제에 따라 ‘기꺼이’라는 단어를 끄집어 올렸다. 사랑은 기꺼이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하나님께서 기꺼이 당신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주시고, 예수님께서는 기꺼이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해 물과 피를 흘려주시고…. 우리를 향한 성삼위일체 하나님의 사랑이 기꺼움에 감격스럽지 않을 수 없고.   그러면서 또 돌던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기꺼운 마음으로 시간을 내서 봉사하고 섬기는 손길들이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게 다가온다. 기꺼운 마음으로 헌금을 하고, 헌물을 하고, 기도하고, 애를 쓰고 힘을 쏟아가며 사역해가는 위대한 성도들에 대한 감사가 터져 나온다. 십자가는 억지로 지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지는 것임을 보여주는 이들로 인해서 풍성하다.    또 하나, 오래 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머릿속에 맴돌았었다. 어머니와 아들이 있었습니다. 어머니와 아들은 너무 친했고 또 서로에게 잘해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덧 아들은 청년이 되었고 여자 친구가 생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 친구는 남자 친구가 자신을 좋아하는지 의심이 되었습니다. “너, 얼마나 날 좋아해?” 여자 친구가 물었습니다. “하늘만큼 땅만큼” “그렇게 좋아해?” “응” “그럼 너희 어머니의 심장을 가져와봐”   순간 아들은 놀랐습니다. 망설였습니다. ‘여자 친구를 선택하여야하나 아니면 나를 낳아준 어머니를 선택하여야하나’ 하지만 아들은 결국 여자 친구를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보름달이 뜬 그 날 밤에 결국 어머니의 가슴을 칼로 찢어 심장을 꺼냈습니다. 그리고는 여자 친구가 있는 곳을 향해 뛰어갔습니다. 급하게 가다가 넘어졌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이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들아 괜찮니?” 아들은 어디서 소리 나는지 몰라 둘러보는데, 자기 손에 쥔 어머니의 심장에서 들리는 소리였습니다. “아들아, 괜찮니?" 이 소리는 아들이 ‘괜찮다’고 말할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이에 아들은 울면서 말합니다. “어머니 괜찮아요.” 그제야 아들은 비로소 잘못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는 양지 바른 곳에 어머니를 묻어드리고 자기가 죽을 때까지 무덤을 보살피며 살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