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우리’

박정철 (2012-06-02 15:20)

‘혹 섬기는 일이면 섬기는 일로, 혹 가르치는 자면 가르치는 일로, 혹 위로하는 자면 위로하는 일로, 구제하는 자는 성실함으로, 다스리는 자는 부지런함으로, 긍휼을 베푸는 자는 즐거움으로 할지니라’(롬 12:7-8)      아침 일찍부터 벌들이 참 바쁘다. 교회당 주변에 피어난 꽃들을 찾아 쫓아다니며 쉼 없는 날개짓이다. 저러다 지칠 것도 같은데 잠시를 쉬지 않는다. 그러는 중에 보니 나비 한 마리가 벌들과 꽃들 사이를 헤집고 다닌다. 이 날에 꽃도 아름답고 향도 좋지만 모두들 함께 하니 더 좋다. 함께 어우러져야 더 아름답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신앙생활은 하루아침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 중요한데, 아침 일찍부터 힘찬 날개짓으로 하루를 열어가고 있는 벌과 나비들에게서 생동감 넘치는 활력을 보게 되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모내기가 한창이더니 벌써 온 들녘이 푸른빛이다. 바쁘게 움직이던 농부들의 손길이 푸르게 물들여 놓은 것이다. 요새는 많이 찾아볼 수 없으나 가끔씩 누렇게 익어버린 보리밭을 볼 때면 괜한 걱정이 앞선다. ‘언제 저 보리를 다 베고 모를 심을까.’ 곧 지나면 그 보리밭에도 모가 심겨져 있을 것이지만 말이다.   어릴 때 우리 형제들이 낚시를 좋아해서 방과 후에 낚시를 하러 갈라치면 어머니께서 하셨던 말씀이 있다. “이렇게 바쁜 날에 빈둥거리며 낚시하러 가는 것을 동네 사람들이 보면 흉본다.” 그러면 어린 마음에도 어머니의 말씀을 이기지 못하고 낚시대를 내려놓곤 했었다. 벌과 나비들의 바쁜 움직임 속에서, 농부들의 분주한 손길 속에서 어머니의 말씀과 함께 하나님의 말씀이 다가온다.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   하나님은 늘 당신의 사랑하는 백성들이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서 쓰여짐으로 큰 것까지 맡겨주시기를 원하시며 당신이 베푸는 잔치에 즐겁게 참여하시기를 원하시고 계시는데, 난 얼마나 그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는지.   하나님은 움직이는 자를 쓰시고 사탄은 빈둥거리는 자를 쓴다는 말이 있다. 하나님의 달력에는 ‘오늘’만 있고 사탄의 달력에는 ‘내일’만 있다고 하는데, 난 오늘 이 자리에서 어떤 존재에 의해서 쓰여지고 있을까.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들을 헤아려본다. 그 은사를 가지고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힘있게 사역해 갈 것을 이 아침에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