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손에서 받은 것

박정철 (2014-07-05 15:42)

‘우리 하나님이여 이제 우리가 주께 감사하오며 주의 영화로운 이름을 찬양하나이다 나와 내 백성이 무엇이기에 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드릴 힘이 있었나이까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사오니 우리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으로 주께 드렸을 뿐이니이다’(대상 29:13,14)   날씨가 더울 때면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 줄 때가 있다. 그러면 자기들이 먹으면서 아빠도 한 입 드셔보라고 내민다. 기특하다. 그럴 때 아빠로서 기쁘고 흐뭇하다. 아빠인 내가 준 돈으로 해서 사서 먹는 것이지만 그것을 한 입 베어 먹으면서 느끼는 기분은 참 묘하다.     내가 어릴 때에도 소풍을 가거나 여행을 다녀올 때에는 부모님 것을 챙겨드려서 선물이라고 드린 적들이 있다. 그럴 때에 당신들께서도 참 좋으셨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이들이 내민 아이스크림을 입에서 녹이면서다.        전도사 때의 일이다. 교회에서 지도하는 학생회 아이들을 여남은 명 데리고 단골로 자주 가는 분식점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사서 먹인 적이 있다. 없는 주머니 사정이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서로 먹고 떠들며 웃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었었는데, 그런데 이 아이들이 국물 하나 없이 싹싹 그릇을 비워놓고는 잘 먹었다는 인사를 하지를 않는 것이다.   그래서 집으로 걸음을 옮기는 아이들을 불러 세웠다. 그리고는 길거리에서 모두들에게 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게 했다. “전도사님, 잘 먹었습니다.” 그게 예의이기 때문이다. 그게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이기 때문이다.   맥추감사주일을 준비하면서 이것저것 하나씩 떠올려 본다. 뭐 좋은 설교거리라도 하나 잡힐까 싶은 생각에 오래 전의 추억거리를 떠올려보기도 한다. 그러다 아빠가 사 준 아이스크림을 한 번 먹어보라는 아이들 생각도 났고, 전도사 때에 있었던 분식집 생각도 났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에 있는 내 모습을 들여다보게 된다. ‘나는 그럼 얼마나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며 살아왔는가.’ ‘말뿐만이 아닌 마음을 다해 감사를 표했었던가.’ ‘받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버려 받아도 당연하게 여겨버리는 못된 마음이지는 않는가.’ ‘믿음도, 직분과 은사도, 생명도, 자유와 평화도, 물도, 공기도, 바람도, 햇살도 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들일진대 난 얼마나 그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