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있는 사람’

박정철 (2014-06-28 09:46)

‘가이사랴에 고넬료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달리야 부대라 하는 군대의 백부장이라 그가 경건하여 온 집안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더니’(행 10:1,2a)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기 쉽다. 늘 만나다보니 만만하게 보인다. 그 대상이 누구보다 가족일 수 있겠다. 다른 이들에게는 선한 모습으로 나타나 보일 때가 많지만 가족들에게는 내 약점과 치부가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니 그들에게 인정을 받고 존경을 받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성 싶다.   가끔씩 아내에게 사람들이 그런다. “사모님은 참 좋으시겠어요. 저렇게 좋은 목사님과 함께 사시니까요.” 그럴 때면 아내의 대답은 신통치 않은데, “그렇게 좋아 보이면 한 번 같이 살아보시지요. 그런 말씀이 나오실래나.”   어느 부인이 하루는 교회당에 짐 꾸러미에다 옷가지들을 싸가지고 왔다고 한다. 깜짝 놀란 목사님이 “아니, 무슨 일로 이렇게 짐을 싸가지고 오셨어요.” 물으니 한다는 말이 “목사님, 우리 남편은요. 교회에서는 천사처럼 보이지만요 집에서는 마귀가 따로 없거든요. 그래서 천사와 같은 남편과 살기 위해서 아예 짐을 싸가지고 왔습니다.” 하더란다.   우스갯소리겠지만 그래도 우리 믿는 이들의 모습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말과 혀의 사랑은 그럴듯한데, 사실 가족들을 향한 행함과 진실함이 부족한 것이 우리의 모습이 아닌지 모르겠다. 어떤 권사님은 남편에게 한 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듣지 못해 한이 되었다고 하니.   성경에서 진실하게 그 삶을 살아내는 모습을 지닌 고넬료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늘 한결 같은 모습으로 대해주며 위해주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그가 경건하여 온 집안을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채워가며, 그 믿음을 바탕으로 백성들을 많이 구제하며 항상 하나님께 기도하는 모습이었으니 그런 삶이면 족하지 않겠는가. 그보다 귀한 삶이 또 있을 수 있겠는가.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 나를 만나 힘들어지지는 않았는지. 내 행복을 이루는 수단이 되어버리고, 내 분풀이의 대상이 되어버리지는 않았는지. 가까이에 있으면서 멀어져 있지는 않는지. 고넬료처럼 그런 진실한 모습이었으면 나도 너도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