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감나무’

박정철 (2012-11-03 21:00)

‘형제들아 너희 가운데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받는 사람 일곱을 택하라 우리가 이 일을 그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오로지 기도하는 일과 말씀 사역에 힘쓰리라 하니’(행 6:3-4)   양남교회 인터넷 카페에 박상규 집사님께서 ‘오래된 감나무’를 올려주셨습니다. 전문입니다.   [담장 너머로 뭔가 익은 냄새 물씬 풍겨와 늘 다니던 길 버리고 발걸음 더디게 하는 게 무언가 찾아갔더니 오래된 감나무 한그루 거기 서 있었다. 잎새 몇 개만 걸친 채 그 감나무는 여름에 그 무거운 짐 다 벗어버린 채 무거운 감 몇 개 달랑 달고 떨고 있었다.   올해 더 할 수 없는 풍년이 들어 벌써 곶감 줄이 주렁주렁 보기 좋게 늘어 서 있구나. 뭔가 모두 따지 않고 남겨두는 것도 좋을련만...   정해진 생활방식 외에도 많은 것이 남아있다면, 감이던 뭐든 잊혀져 남겨진 게 있다면, 그래서 그 향기 마시는 게 죄 되지 않는다면....] 이 글을 읽으며 우리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오래된 감나무처럼 그렇게 서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을이 막바지에 이르렀는지 날씨가 꽤 쌀쌀해졌습니다. 그래서인지 훌쩍거리고 콜록거리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됩니다. 그것도 새벽 기도회 시간에 말이지요. 불편하면 좀 쉬었다가 나와도 될 것 같은데 자기들이 마치 사무엘 선지자라도 되는 것처럼 기도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을까요. 추위를 탓하지 않고 있으니 더위도 탓하지 않았겠지요. 오늘을 이겨가고 있으니 어제도 물론이었겠거니와 내일도 그렇겠지요. 감사하게도 마치 오래된 감나무처럼 자기들에게 주어진 그 자리들을 잘 지켜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힘이고 능력이겠지요.   늦은 오후, 바다를 향해 가려다가 교회당 문을 열고 들어와 앉았습니다. 지난주 웃고 떠들며 흔들며 노래하던 가을 음악회 때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이제 그들 모두가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들 움직이며 살아가고 있을 것인데, 잠시나마 마음을 모아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저들의 자리에서 언제나 함께 하셔서 저들로 영육간에 강건한 믿음으로 살아 승리하게 하옵소서.’ ‘저들에 부끄럽지 않게 저 또한 오래된 감나무처럼 기도와 말씀에 힘써서 사역함으로 풍성한 삶을 살아가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