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송장, 죽은 생명

문동수 (2012-11-01 02:25)

1그러므로 여러분이 그리스도와 함께 살려 주심을 받았으니, 위에 있는 것들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십니다. 2여러분은 땅에 있는 것들을 생각하지 말고, 위에 있는 것들을 생각하십시오. 3여러분은 이미 죽었고, 여러분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추어져 있습니다.(골로새서 3장 1-3절) 성경은 위에서 온 책이다. 위에서 왔기 때문에 위에서 온 눈으로 읽어야 하고, 가르쳐야 한다. 위에서 온 책을 아래의 눈으로 읽거나 아래에서 비롯된 경험으로 가르치면 다른 복음이 되고 만다. 바울이 성경 여러 군데에서 다른 복음을 말한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위에서 온 것을 아래의 눈으로 해석하고 가르치니, 다른복음이 되는 것이다. 진주를 돼지우리에 던져 놓은 꼴이다. 각종 설교를 들어 보고, 설교집을 읽다 보면, 한심스럽다 못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온통 쓰레기같은 세상의 지배질서의 논리다. 세상이 보면 혹하는 논리다. 성경이 말하는 근본원리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온통 땅에 속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세상이 쓰는 글이야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교회 이름과 목사의 명함을 걸고 쓰는 글들이 모두 세상의 유치한 논리를 따라가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성경대로 설교를 하면 목회가 안 된다는 것이 목회현장의 정설처럼 되어 있다. 왜 그럴까? 청중이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에 있는 이야기를 하면 어렵다고 한다. 못 알아듣겠다고 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다. 위에 있는 것을 땅에 속한 인생들이 어떻게 알아듣겠는가? 그래서 수많은 목회자들은 위에 있는 것을 말하지 않고 땅에 있는 것을 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한다. ‘때가 되면 위에 있는 것을 말해야지.’ 이렇게 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땅에 있는 유치한 원리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위에 있는 것을 말한다고 해도 땅에 있는 이야기로 들어 버린다. 그렇지 않으면 한 귀로 흘려버린다.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고 하는 귀 때문이다. 목회자도 마찬가지다. 땅에 있는 것을 너무 오랫동안 말함으로 위에 있는 것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 어떻게 할까? 성경은 말한다. 땅에 있는 것들은 생각도 하지 말란다. 사실 이것 외에 답이 없다. 땅의 것으로는 위에 있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와 땅을 동시에 생각하면(그렇게 할 수도 없지만) 땅의 것에 먼저 손이 간다. 그래서 위에 것은 영영 잊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은 죽은 사람이다. 땅과 세상(cosmos)에 대해서 말이다. 땅과 세상에 대해 죽은 사람이 땅의 일을 말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다. 뒤집으면, 땅의 일을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교회를 다닌다고 다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성경대로 목회를 해야 한다. 설사 그것이 군중들을 모으는 데는 젬병이라도 말이다. 성경대로 목회를 해서 군중들이 하나도 모이지 않는다면, 그것이 하늘의 뜻이다. 성경대로 하지 않았는데 많은 군중이 몰린다면, 좋아하는 것은 사탄임을 잊지 말자. 우리의 생명은 감추어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은 죽었다 깨어나도 우리의 생명을 볼 수 없다. 세상이 알아주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세상이 몰라주는 것에 생명이 있다. 눈뜨고 있다고 다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산송장도 있고, 죽은 생명도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산송장들이 활보하는 곳이 아니다. 죽었으나 살아있는 생명들이 활동하는 것이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섭섭해 하지 말고, 우리가 위에 속해 있지 않음을 섭섭해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