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FC 모임 후기

김정락 (2012-02-06 20:02)

주의 은총으로 주일을 보내고, 오늘, 월요일 낮 12시 30분에 대구대학교 비호동산 운동장에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경북 FC 선수들이 모였습니다. 살아서 만나니 너무 반가웠습니다. "천국에서 만나보자" 겨우내 찐 살 때문인지 몰라도, 선수들의 움직임은 박지성보다 조금 못했습니다. 그래도 몸무게가 7kg이나 빠진 선수도 있었습니다. 그간 금식과 기도로 영성에만 몰두한 결과가 아닌가 하는 불편한 진실을 상상해 봅니다. 어떤 선수는 너무 동계 개인 연습을 열심히 하는 바람에 몸을 다쳐서 회복중에 있기도 했습니다. 2012년 첫 훈련이라 단장님의 기도로 시작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3급 축구지도자 교육에 원서도 안 받아 준 김감독의 인도하에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서로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정감있는 위로와 격려의 말을 나누고, 한 경기 했습니다. 4명씩 나누어 작은 경기를 재미있게 했습니다. 전반전 점수는 4:0이었는데, 한 선수가 패스를 슛과 같은 속도와 힘으로 공을 차는 바람에, 다른 선수의 거시기...... 그곳을 맞고 말았습니다. 119 신고하기 직전에 공 맞은 그 선수가 일어났습니다. 목욕탕에서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공에 맞은 그 선수 보상 차원에서 2골을 빼 주기로 하고, 2:0으로 후반전을 시작했습니다. 골을 주고 받아서 결국 점수가 3:3이 되었습니다. 이기든, 지든, 비기든 거의 마지막이 되면, 누군가 외치는 한 마디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골든골'. 다른 선수의 외침 '목욕비 내기' 한 팀은 지고, 한 팀은 이겼습니다. 한 팀은 회비를 포함해서 2만원 내고, 한 팀은 1만원 회비 냈습니다. 목욕하고 돈이 남았습니다. 남은 돈은 7만원입니다. 목욕을 갔습니다. 목욕탕 옷 벗어 넣는 옷장 열쇠를 한 개씩 나누었습니다. 옷장 앞에 도착해 보니 'ㄷ자'로 된 구석에 있는 옷장인데 우리 옷장이 모두 한 곳에 빼곡이 모여 있었습니다. 옷 벗고 입는데 복잡했습니다. 목욕하고 헤어지자니 섭섭해서, 저녁밥 먹자니 너무 이른 시간이고, 이른 저녁 식사 시간이었지만 만찬을 하기로 했습니다. 주의 만찬이 이와 같았을 것입니다. 헤어지기 섭섭해서, 십자가 지시기 섭섭해서, 밥이나 한 그릇 한 게 아니었을까요? 공동식사였습니다. 누구나 똑같은 크기의 숟가락과 똑같은 메뉴와 높이가 똑같은 상에 둘러 앉아 땀을 뻘뻘 헐리면서 낙지볶음덮밥을 먹었습니다. 참 맛있었습니다. 밥 먹기 전에 간장 게장과 꽃게장 이야기로 입맛을 돋구었습니다. 지난 10년간 우리 팀의 경기 결과들로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그동안 우리 팀이 많이(?) 이겼지만, 2:0으로 이긴 것이 작년 대회때 처음이었다는 말을 김감독이 강조해서 했습니다.   저녁 맛있게 먹고, 식당을 나와 모두 악수하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살아서 얼굴 보기를 소망하며 헤어져 모두 집에 갔습니다. 끝. - 참고로 단장님께서 오늘 맛있는 빵을 많이 준비 해 주셨는데, 집에 오면서 빵 생각이 났습니다. 몇 개 받아 올걸. 멀리 경주와 나아에서 오신 분도 계셨고, 포항에서 오신 분도 계셨는데 점심을 드시지 못하셔서, 운동장에서 짬뽕 시켜 맛있게 먹었습니다. 점심도 단장님께서 사셨습니다. 저녁밥 역시 단장님께서 사셨습니다. 참,죄송스럽기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어로 땡큐. 일본어 쎄쎄. '밥사 단장님'이십니다. 어떤 선수가 저녁 식사 후, 연습 때마나 계속 밥 사 주시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종신 단장님 하시면 좋겠다는 속보이는 속내를 말씀하셨습니다. 대구노회 한 명의 선수가 연습에 함께 했습니다. 오실 때마다 빈손이 아니었는데, 오늘도 변함없이 귤과 물을 갖고 오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우리 모두 본 받읍시다. "빈손은 부끄럽다 양손에 사랑을 들고" 고맙습니다. 경북FC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서(?) 선수들은 의무적으로 댓글 한 줄씩 달아 주시면 안 잡아 먹죠*^^* 이런 분들 꼭 계십니다. "누구 누구 참석했어?" 참석 인원만 밝힙니다. 총 9명 참석하셨습니다. 성함은 한미FTA에 준하는 비밀이라 3년 후에 공개됩니다. ^^ 다음 연습 때 뵙겠습니다. 다음 연습 언제 하냐고요? 13일(월)에 연습합니다. 연습 장소는 선수가 많이 참여하는 시찰 쪽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경동 시찰 선수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 연습 장소는 아마 경주쪽이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김천 시찰이나 구미 시찰, 북 시찰 선수들의 숫자가 더 많으면 어김없이 대구대 비호동산 축구장입니다.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