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을 넘어서

박정철 (2012-01-28 07:49)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빌 3:12-14)   2012년도 1월 달이 거의 다 지나가 버렸다. 경기 시작 휘슬이 불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골을 먹은 기분이다. 정신도 차리기 전에 한 골이 들어가 버린 것 같다.   계획해 놓고 시작하지도 못한 것들이 있는데, 시간은 조금도 내 사정을 헤아려줄 요량 없이 제 갈 길만 가고 있다. 신정도 구정도 다 지나가 버렸는데 이러다가 세월 앞에서 속절없이 당하고 말지 싶어서 바짝 정신을 차려본다.   연초에 세운 바람들과 기도의 제목들이 무엇인지를 다시 들여다본다. 부푼 기대를 가지고 적어 놓은 것들이다. 또한 우리 성도들이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면서 그때에 제출한 기도의 제목들도 다시 더듬어 본다.   지금 그 제목들을 놓고 얼마나 기도하면서 실행에 옮겨가고 있는지. 아니면 벌써부터 예전의 삶을 다시 반복하며 아무런 계획도 세워놓지 않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목회자로서 나를 먼저 채찍질하며 성도들을 잡아가야 할 것인데 어떻게 할 것인가.   아이들 친구의 아빠가 한 분 계신다. 연신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갖은 인상을 다 쓰시는 분인데, 하루는 가만히 보고 있자니 그 손에 담배가 쥐어져 있지 않다. 그래서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더니 “담배 끊은 지 이틀 되었습니다.” 한다. “야, 정말 잘 하셨습니다. 이번 기회에 꼭 끊으십시오.” 했더니 옆에 있던 다른 한 분이 말을 받아서 “담배는 3. 3. 3이다. 첫 번째 삼은 삼일 지나기가 어렵다는 것이고, 두 번째 삼은 삼 개월이 힘들다는 것이고, 마지막 삼은 삼년이 고비다. 담배는 3. 3. 3만 잘 보내면 완전히 끊을 수 있다.”라고 한다.   듣고 보니 참 일리가 있는 말이다. 작심삼일이라는 말도 그렇고 사람도 3년 정도 사귀어 보면 알 수 있겠는데, 나도 내가 세운 기도의 제목들을 놓고 3. 3. 3을 잘 이겨나가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 보게 된다.   ‘바보는 결심만 한다’는 말이 있다. 누구라도 결심은 한다는 뜻일게다. 문제는 ‘어떻게 행할 것인가’와 ‘언제까지 행할 것인가’ 이다. 이제 나도 바보처럼 계획은 세워 놓았다. 다음은 내가 바보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아닐 것인가 뿐이다. 2012년 1월 달이 빠르게 지나가 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