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가고 있습니까.

박정철 (2012-01-21 11:29)

‘그러나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에 칠천 명을 남기리니 다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아니하고 다 바알에게 입 맞추지 아니한 자니라’(왕상 19:18)   구정 명절이 하루 앞이다. 모두들 오고가는 길에 주의 인도하심을 있기를 기도한다. 들뜬 마음을 잘 잡아서 하나님께 예배하며 온 가족이 신앙 안에서 하나 되어 서로 사랑하는 복된 명절이 되기를 소망한다.   구정 때가 되면 생각나는 한 가지 일이 있다. 고등부 학생 시절에 구정과 주일이 겹쳐진 때가 있었다.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 교회당에 가서 난로를 피웠다. 난로가 얼마나 데워졌을까 시간이 흘러도 아무도 오지를 않는다. 예배 시간이 지나가고 있을 때에도 문 열리는 인기척이 없다.   좀 시간이 더 지나 두 어 명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었지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괜히 기분이 좋은 것은 ‘내가 그 날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무도 없었던 그 자리에 혼자서라도 지켜가고 있었다는 것으로 그때의 경험은 지금까지 긴 여운으로 힘으로 남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명절에 고향에 가 있을 때 새벽예배 시간 때쯤이면 어김없이 눈이 떠진다. 매일 해 오던 것이니 눈이 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일진대 일어나서는 교회를 생각해본다. ‘누가 예배에 출석했을까.’ ‘명절 때라 모두들 흩어지고, 명절을 보내느라 힘이 드는 때지만 그래도 누가 나와서 새벽을 지켜가고 있을까’ 평소와 같은 인원이 참석하지는 못했을 것이지만 그래도 제단 불을 꺼뜨리지 않고 기도의 불을 밝혀가고 있을 성도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하게 된다.   내게 주어진 자리를 끝까지 지켜가는 것이 참 중요하다. 함께 하는 이들이 적고, 어떤 땐 나 혼자만 하는 것 같아도 흐트러지거나 흔들리지 않으면서 내가 마땅히 해야 될 것들을 해 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처음에는 모두들 다 잘할 것 같고, 그래서 잘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러나 시간이 흘러가면서 함께 했던 이들이 지쳐가고 떨어져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럴 때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나만 할 필요가 있나’ ‘나만 한다고 되겠나’ 라는 생각에 손도 마음도 약해질 때가 있는데, 그러나 우리는 계속해서 그 자리를 굳게 지켜가야 한다는 것이다.   새벽별은 새벽에 뜨는 별이 아니라 새벽까지 남아 있는 별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마지막까지 내게 주어진 일들을 흐트러짐 없이 해 갈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힘이고, 그 힘이 또 다른 힘을 붙여갈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지금도 7,000명을 남겨 놓고 계신다. 엘리야만이 아니라 당신의 사람 7,000명을 남겨두시고는 오늘의 이때를 살아가게 하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