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청소년

이신호 (2006-12-06 15:07)

우리들의 청소년                                              한일교회 이신호 목사 Ⅰ. 들어가는 말   산천초목이 싱그러워지는 생명력을 더해 가는 계절이다. 자연은 거짓 없이 추운 겨울에 움츠리고 있던 모습을 벗어나서 기지개를 펴고 새로운 생명의 나래를 펴고 있다. 그런데 인간의 삶은 어떤가? 과연 생명력이 넘치고 살아서 움직이는가? 하나님의 인간 창조의 섭리를 따르고 있는가? 아니면 그 분의 뜻을 잊어버리고 인간이기를 거부하고 살고 있지나 않은가? 인간 사회를 볼 때 긍정적으로만 보기에는 안타까운 현상들이 너무 많이 일어난다. 우리 사회는 농경문화에서 공업문화로 대체되는 산업화의 과정을 겪으면서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이러한 과정은 전통과 역사의 맥락이 끊어지는 하나의 단절 상황으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혼란 상황으로 경험되었다. 우리는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선택의 여지가 없이 많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면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많은 유산을 잃어버렸다. 그 변화 과정에서 전통이 단절되고 대화가 단절되고 끈끈한 정서적 유대와 인격적 관계가 단절되었다. 그렇다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가치관이 세워진 것도 아니어서 가치의 혼란을 가져온 것이다. 그저 인간보다는 물질을 추구하여 사람답게 사는 것 보다 잘 사는데 노력해 온 결과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어 여러 가지 사회문화를 야기 시켰다.   우리는 이제 무엇인가 좀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는 하지만 그 문제성이 사회 곳곳에 워낙 뿌리 깊게 퍼져 있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기에 그 문제점을 하나하나 파악하여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본 글에서는 청소년의 특징을 이해하고 그들과 관계된 문제들을 파악하여 보다 더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조그마한 도움을 주고자 한다. Ⅱ. 청소년의 특징 1. 청소년기의 규정 청소년기에 대해서 루소(Rousseau)는 소년기(12～15세)와 청소년기(16～20세)로 구분하고 있으며 청소년기를 제2의 탄생기로 보았다. 우리나라 민법, 소년법, 미성년자보호법은 20세 미만을 미성년자로 보고, 아동복리법, 근로기준법은 18세 미만을 보호 대항으로 소년법은 14～19세를 그 대상으로 본다. 2. 청소년기의 특징 청소년기를 과도기, 주변인, 자아정체감의 형성기, 심리적 이유기, 제2의 반항기, 질풍노도의 시기 등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그들의 특징을 보면 급격한 성장을 거쳐 신체적으로는 성인의 수준에 달하며 생리적 기능이 완성되어 에너지가 왕성해진다. 성격 구조에 있어서 이드(Id)와 에고(Ego)가 강하게 표출되어 이드로 인한 청소년 특유의 공격성, 범죄 충동성을 지니거나 에고로 인한 불안, 금욕주의 및 지성화의 경향을 보인다. 또한 자아의식이 발달해 행동의 기초를 구성하고 자기 나름대로의 척도를 가지게 된다. 이상, 친구, 기호, 취미를 주관적으로 선택하고 사고는 추상적, 관념적, 비관적, 합리적으로 되며 때로는 급진적, 개혁적 성향을 갖기도 한다. 자아 감정이 높아지며 자존심, 자기주장 및 독립심이 강해진다. 자신의 생각이 지향하는 대상을 보는 시각, 문제를 생각하는 입장 등이 다른 사람의 것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못한다. 권위에 반항하고 고독을 즐기며 갈등과 고민을 하고 경쟁적이면서도 자기감정에 도취되기를 잘한다. 또한 개성이 선명해지고 생활설계를 작성하여 독립된 개체로서의 자기 관리를 하는데 개성의 신장은 부적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Ⅲ. 청소년의 문제   청소년들은 부정적인 환경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나약하고 타율적이며 융통성이 없고 문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배양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보니 범죄의 불량성이 점점 약화되어 이전에는 성인 범죄에서나 볼 수 있었던 끔찍한 야만적 포악성이 청소년 범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불량 청소년의 연령층이 점점 연소화 되어 가고 있고 범죄의 동기도 제1차적인 것에서 제2차적인 것으로 변해가고 있다. 범죄의 종류에 있어서도 성범죄, 대마초사범, 조직 폭력 등 이른바 선진국 형태로 변해가고 있다. 이런 문제는 어느 한 면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1. 가정적인 요인   우리 가정에서는 이미 자녀에 대한 교육력을 상실한 부모들이 많다. 핵가족화, 부부맞벌이 등 구조적인 원인도 있으나 세대 차, 대화 방법의 미숙, 지나친 보호 등으로 가정 교육의 지도력이 약화되었다. 어느 어머니의 고백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나도 남들과 같이 어려서 많이 배워야 한다는 신념에 미술, 피아노, 수영, 바둑, 태권도…두루두루 욕심껏 학원이다 개인 레슨이다 해서 열심히 가르쳤다. 아이를 위한 일이라면 힘이 들지마는 부모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아이의 능력을 내 나름대로 판단했고 문제집이나 학습지도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신중하게 골라 시간 배정을 해서 효과적으로 시켰다. 물론 상도 타 오고 공부도 무척 잘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괴롭고 슬픈 추억들이다. 문제집을 풀지 않는다고 아이 보는 앞에서 고함치며 문제집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횡포를 저질렀고 시험 보는 날만 되면 등수에 따라 상품으로 아이를 유혹했다. 힘에 부치는 수영 레슨을 밀어붙이는 통에 아이가 수영장 복판에서 토했던 일, 피아노 연습 안 한다고 윽박질렀던 일, 피곤해서 자는 아이를 고함치며 깨웠던 일, 결국 내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그동안 부모라는 이름으로 저지른 수많은 횡포에 나는 아이 앞에 용서를 구한다” 이렇듯 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을 온실 속의 화초 같이 자라게 하여 심약함은 물론 극히 이기적이고 사고의 개념이 자기중심적이며 극도의 의탁적인 생활 습관에 젖어 극기의 정신은 고사하고 조그만 어려운 일에도 좌절하는 사람으로 키워 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부모의 과잉기대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때의 열등감에서 오는 반발을 때로는 현실 도피의 비행 형태로 발전할 수 있고 불안정 등 가정의 결속력 약화로 가출로 나타날 수도 있다. 최근에 일어난 부모 살해 사건 등은 부모의 가정 교육과 무관하지 않다. 2. 사회적 교육적 요인   우리의 사회는 청소년들에게 있어 유해 환경으로 가득하다고 불 수 있다. 언론에 보도되는 각종 비리, 폭력 사건과 TV, 인터넷 등 영상 매체를 통하여 전달되는 감각적 충동, 탈 도덕적 이기주의, 금전만능주의 등이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청소년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모방 심리를 부추기고 그들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다. 우리의 건전한 놀이 문화가 정착되지 못해 청소년들을 유해 환경에 쉽게 젖어 들게 하고 있다. 그리고 교육적 요인은 무엇인가? 청소년 현장에 보면 “학교는 청소년이 조화로운 배움을 통하여 교양과 지식과 체력을 배움을 통하여 교양과 지식과 체력을 기르는 곳이다. 자질을 존중하고 자아실현을 통하여 삶을 윤택하게 하는 길을 가르치며 문화의식과 민주시민 정신을 높인다”고 되어 있다. 또 중학교 3학년 도덕 교과서에서 보면 “학교란 인격을 연마하고 지식을 쌓고 친구들과의 우정을 나누며 스승에게 감화를 받는 곳”이라고 적혀 있는데 실제로는 지겨운 곳, 경쟁하는 곳, 가기 싫은 곳, 심지어는 수용소 정도로 생각하기도 한다. 학교 생활은 학생들의 삶 바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학교 생활이 지겹기만 하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대학을 나와야만 사람 구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경제의 구조적 모순,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 노동을 천시하는 사회통념 등으로 인해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 절박한 현실 인식이 많은 부모들 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그러니 학교 교육은 대학 입시에 필요한 ‘성적 제일주의’ ‘지식 위주의 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 고등학교는 이미 대입 예비교, 입시 학원처럼 되었고 초등학생, 중학생까지 과외 열풍에 휩싸여 있다. 학교마다 밤 10시, 11까지 불을 밝히고 인간이 되기보다는 공부벌레(?)로서 고학력자가 되고 출세를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Ⅳ. 우리의 청소년   전술한 바와 같이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긴 하지만 사랑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노력들은 한시도 게을리 할 수 없다. ‘문제’라는 것이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향한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1. 가정에서   가정은 사회 공동체의 일차적 집단이며 사람은 누구나 가정에다 뿌리를 두고 살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는 누구를 막론하고 가정은 더 없이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오늘의 산업사회 속에서는 가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가정이 우리에게 있다는 감사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큰 축복 중에 하나가 가정을 주신 것이다. 예수께서 가정을 하나님의 나라의 축소판으로 보셨고 가정을 이루는 것이 인간의 본분이라고 하셨다. 이제 우리는 가정을 언제나 즐거운 곳, 평화가 넘치는 곳, 정신적․육체적으로 안정을 주는 곳으로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가정을 통하여 인생의 피로와 긴장, 불쾌했던 기억들을 소화시킬 힘을 얻어야 하겠다.   특히 부모들은 자라나는 자식들을 자기의 소유물로 생각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훌륭한 인격체로 양육하라고 맡겨 주셨음을 깨닫고 그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사랑으로 보살피고 진지하게 대화함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려 가야 할 것이다. 유대인들은 가정 교육을 통해서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경험하고 조상과 내가, 나와 가족이, 나와 이웃이 하나님 안에서 하나되는 공동의 의식을 가질 수 있었다.   이제는 우리의 가정들이 하나님께서 세우실 때의 그 목적대로 행복한 가정이 되어서 그곳을 통하여 인간과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고 선을 추구하여 공동체의 유익을 위해 이기적인 욕망을 이기 힘을 키우고, 더불어 잘 살기 위해 협동하고 봉사하는 마음을 키우면 얼마나 좋을까? 2. 학교에서   학교에서는 나름대로의 여러 가지 고민이 많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고민이다. 인간으로 교육하자니 진학이 문제요. 진학 위주로 하자니 인간이 문제다. 그런데다가 교육은 집권자가 바뀔 때마다 그 정책이 바뀌고 정권에 유리하도록 교육정책을 입안하니까 많은 혼란을 가져 왔던 경험이 있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참다운 인간 교육을 위해서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인간보다는 공부벌레들이 사회의 중요한 자리에 앉아서 이 사회를 이끌어 간다고 생각할 때 걱정이 앞선다. 얼마 전 매스컴에 “고시 공부하는 명문대 출신 수천만원대 도박판 심야 급습”이라는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다. 만일 이들이 판․검사, 변호사로서 사회 지도층이 될 때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 학교는 학생들로 하여금 더 넓은 세계를 열어 주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식하게 하고 능력을 계발시키며 앞선 시대의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게 하여 풍요롭게 지혜로운 생활로 이끌어 주어야 할 것이다. 3. 교회에서   교회는 이 사회 어디에서도 하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 교육을 가장 적절하게 담당할 수 있는 곳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하여 사랑하며 정의롭게 살아가도록 가르치고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을 통해서 이기심을 버리고 이웃을 위해 살아가도록 가르치는 것이 신앙 교육이요 인간 교육이 아니겠는가? Ⅴ. 맺는 말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공들이다. 미래는 그들의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을 어떻게 성장시키고 교육시키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의 미래가 결정되게 된다. 아직 심신의 부면이 아동의 상황으로부터 성인의 상황으로 옮겨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갈등과 충동과 반항이 있지만 이들을 올바른 교육을 통해서 가정과 학교와 교회가 이끌어 줄 때 우리의 미래는 희망이 있을 것이다.   청소년의 문제는 어느 한 사람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 그들은 남의 청소년이 아니라 우리의 사랑하는 청소년임을 알고 우리 모두가 그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걱정하고, 대화하고, 노력할 때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결코 우리의 버리지 아니하신다. 우리를 방치해 놓지 않으신다. 문제가 있을 때마다 해결해 주신다. 이것이 우리에게 가장 큰 힘이 되고 희망이 된다. ※우리교단 기장회보와 전국 여신도회보에 게재한 글입니다. 몇 년 전에 쓴 글이라 시대에 안 맞을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