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적용된 성구

강연홍 (2008-09-28 14:01)

거룩한 것과 속된 것으로 나누고자 하는 성경적 근거로 우리는 고후 6:14의 말씀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같이 하지 말라”는 말씀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나 이 구절처럼 오해되기 쉬운 말씀도 없습니다. <믿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하지 말라던가, 믿지 않는 사람과 사업을 같이 하지 말라>는 식의 해석입니다. 그러나 인내심을 가지고 이 고후 6장 14절 이하의 말씀을 조그만 더 읽어내려 간다면 그런 해석은 신앙의 고립주의를 자초하는 아주 위험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같이 하지 말라”는 말씀은 일상생활 가운데서, 믿지 않는 사람들과 의도적으로 사귀거나 어떤 관계를 맺지 말라는 말씀이 아니라, 이방 신전에서의 경배, 즉 우상숭배 의식과 관련되어진 특별한 명령입니다. 아테네가 우상의 도시였던 것처럼(행 17:16), 고린도 역시 우상으로 가득 찬 도시, 즉 우상숭배가 일상화 되었던 도시였습니다. 그래서 집에 손님을 초대할 때도 자연스레 우상의 이름으로 초대했고, 그리고 만찬을 나눌 때도 우상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일 등이 아주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개종한 고린도의 그리스도인들이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배인 이 관습에 얽매여 우상숭배 행위에 대해 분명한 선을 긋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고린도의 일상적인 문화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바울이 명한 바,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같이 하지 말라”는 말씀은 그리스도를 섬기는 사람으로서 그 이방신을 섬기는 자리에 함께 참여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식으로 말한다면 고사, 제사, 살풀이, 노제, 굿거리 장단, 손금, 관상, 손 없는 날, 좋은 묘자리, 궁합과 같은 우상 숭배와 관련된 일에는 장난으로라도 결코 동참할 수 없음을 밝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이와 같은 우상 숭배의식을 제외한 모든 일상생활에서는 믿지 않는 사람들과 사귐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는 것입니다. 호랑이와는 함께 살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호랑이를 잡기 위해서는,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합니다. 모름지기 그리스도인은, 자기에게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만나게 되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이름으로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최선의 서비스는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의 삶과 교회 밖에서의 삶을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교회 안에 머무르는 시간은 하나님으로부터 앞으로 살, 한 주간의 과제를 받는 시간이요, 이제 교회 밖으로 나가게 되면서 부터의 시간은, 그 주어진 한 주간의 과제를 이행해야 하는 시간이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 밖에서의 삶은 무가치한 삶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가치가 빛나는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