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들려주는 삶을 삽시다.

박정철 (2012-08-11 15:22)

‘너희는 내게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행하라 그리하면 평강의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계시리라’(빌 4:9)     말씀을 준비해서 전하다 보면 남의 이야기보다 내 이야기가 훨씬 더 큰 감동을 끼치는 것을 볼 수 있다. 내가 느끼고, 내가 생각하고, 내가 말하고, 내가 행동했던 것들이 성도들에게 더 쉽게 다가가고 더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을 볼 수 있다. 비록 그것이 나의 실수에서 빚어진 이야기라 하더라도 그렇다.   책을 읽다가 내용이 빈약하면 읽기가 힘이 들고 그러다가 곧 그 책을 놓게 된다. 아까운 시간을 들여서 재미없는 책을 읽기가 그래서이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내 이야기를 듣는 것이 힘들지나 않을까’ 싶어진다.   읽을거리가 없다 보니 곧 식상해져서 내게서 무심해지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하루 세 끼니 동안 똑같이 올라오는 반찬에 괜한 투정을 부려보면서 나 역시 똑같은 이야기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것이다.   나는 내 삶에서 어떤 스토리를 써 가고 있을까. 이야기의 원 줄기는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어떤 살을 붙여가고 있는 것일까. 그러면서 나는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읽혀지고 있을까.   어릴 때 읽었던 동화가 있다. 깃털이 예쁜 새를 뽑는 대회에서 어찌된 일인지 까마귀가 우승을 했다. 다른 새들의 온갖 깃털을 주워 모아다가 자기 몸을 치장하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그때 다른 새들이 자기 깃털인 것을 알고 하나 둘씩 다 가져가 버렸는데, 결국 그 까마귀는 자기 본 모습이 드러나게 되고 우승도 취소되었다는 뭐 그런 이야기다.   마치 그 이야기에 나오는 까마귀처럼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의 깃털을 가져다가 내 모습을 치장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질 때가 있다. 내 이야기는 없고 온통 남의 이야기로만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전임지에서 기독교 연합 활동을 하면서 한 번은 몇몇 목회자가 서울에서 하는 세미나에 참석했던 적이 있다. 같이 차를 타고 가는데, 그때 50대 초반쯤의 한 목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다. “야, 이 나이에 내가 세미나를 인도해도 해야 되는데 지금 이 나이에도 다른 사람들이 하는 세미나에 쫓아다니고 있으니 참 그렇다.”   또 어떤 분은 은퇴를 몇 년 앞두고서는 하시는 말씀이 “여러분은 나처럼만 살지 마십시오. 그러면 성공할 것입니다.” 물론 아쉬움에서 하시는 말씀이었겠지만 나도 그 분처럼 그렇게 말하게 되지는 않을까. 바울은 오늘 내게 이렇게 일러주고 있다. ‘너희는 내게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