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

박정철 (2012-06-16 08:16)

‘그런데 내가 앞으로 가도 그가 아니 계시고 뒤로 가도 보이지 아니하며 그가 왼쪽에서 일하시나 내가 만날 수 없고 그가 오른쪽으로 돌이키시나 뵈올 수 없구나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같이 되어 나오리라’(욥 23:8-10)        어릴 때 학교에서나 교회에서 야외로 소풍을 나갔을 때에 뭐니뭐니해도 가장 하이라이트는 보물찾기였다. 그 시간이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선생님들은 아침 일찍 학생들보다 먼저 오셔서 보물들을 꼭꼭 숨겨 놓으셨는데, 점심식사 후에는 어김없이 보물찾기가 시작되었다.   그때의 야릇한 감정은 항상 기대 이상이었다. 찾았을 때의 기쁨은 물론이거니와 못 찾고 안타까워 헤매고 다닐 때의 그 묘한 긴장감은 어린 나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었다.   감쪽같이 숨겨진 보물들이 있었던 곳은 돌덩이 밑이나 나무 위, 나무 가지 사이나 나무껍질 속, 구덩이 같은 곳이었다. 전혀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곳에서, 설마 하는 곳에서 보물들은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지나쳐 온 곳에서 보물들이 발견되어졌을 때 진작 더 꼼꼼히 살펴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 가슴을 치면서 후회를 하곤 했었는데.    어린 날 나는 보물찾기에 정말 자신이 없었다. 보물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몫이라 생각을 했었고, 그런 좋은 일이 내게는 쉽사리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이 여겨졌었다. 어쩌다 가끔씩 보물을 발견할 때면 우연한 일이라 생각을 했고,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처럼 무덤덤하기까지 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세월이 흘러 많은 날이 지나가고 있었을 때에 믿음을 통해서 이런 어린 날의 내 모습이 얼마나 잘못되었었는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마치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말이다. 말씀을 묵상하면서 더 좋은 것을 주시려는 하나님의 생각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그간 짓눌리고 주눅 들어진 내 모습을 벗어버릴 수 있었다. 나 역시 그 다른 누구들보다 많은 보물들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과 그 보물들을 찾아낸 자로서 더 큰 환희와 감사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삶에는 온통 돌덩어리와 수풀더미로만 덮여 있는 듯 보일 때가 있다. 모두들 힘들어하고 어려워들 하면서 한숨과 체념 속에서 고달픈 여정을 헤매고 다니는 듯 해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는 돌덩어리 밑에다 그리고 수풀더미 속에다 보물을 숨겨 놓고 계시다는 것이다. 아무 것도 없는 듯 보이는 그 속에다 하늘의 신기한 보물들을 숨겨 놓으시고는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들이 그 보물들을 찾아 크게 기뻐하며 감사하며 살아가기를 원하시고 계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