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성경의 외래어 표기에 대하여

전대환 (2009-03-01 01:23)

장로님, 장로님 덕분에 성경의 명칭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좋은 지적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경의 표기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학자들과 성도들 사이에 말이 많았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성경 원문은, 구약은 히브리어(또는 아람어)로, 신약은 헬라어(고대 그리스어)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 성경이 다른 언어로 번역되어오는 과정에서 우리에게는 히브리어, 헬라어, 라틴어, 독일어, 영어, 한자어… 등등의 발음이 혼재되어 전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장로님께서 말씀하신 명칭들은 대부분 영어식 표기인 것 같습니다. 장로님께서 예를 들어주신 명칭들을 몇 가지만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애굽은 구약성경에 히브리어로 ‘미츠라임’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신약성경에는 헬라어로 ‘아이굽토스’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 식의 ‘애굽’과 비슷한 점이 있지요? 그것을 영어로는 ‘이집트’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집트보다는 ‘애굽’이 원래 발음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그러나 이 표현은 새번역 성경과 공동번역 성경에는 모두 ‘이집트’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요단’은 히브리어로 '야르덴'이고, 헬라어로는 '요르단네스'입니다. 이 경우는 영어 발음은 ‘조단’ 또는 ‘조던’입니다. 독일에서는 ‘요르단’으로 발음합니다. 공동번역 성경에는 ‘요르단’으로 되어 있습니다. 블레셋이라는 말의 발음은 히브리어에, 팔레스틴(또는 팔레스타인)이라는 말의 발음은 헬라어와 라틴어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가이사’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황제’라는 일반명사입니다. 이것을 영어식으로 발음하면 시저이지요. 그래서 이 말을 새번역 성경에서는 ‘황제’로, 공동번역에서는 ‘카이사르’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가이사’가 시저보다는 원 발음에 가깝지요. 이렇게 보면 영어식 발음이 모두 정확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요한도 영어로는 존이지만 원래는 요한네스이고 베드로도 영어로는 피터이지만 원래는 페트로스입니다. 성경을 번역할 때 수십 명의 학자들이 모여서 몇 년씩 고민하고 논쟁하고 연구하여 내놓은 것이 지금 우리가 보는 성경입니다. 요즘 영어가 만능인 것 같은 착각 속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만, 영어도 ‘하나의 언어’라고 보면 (세계 60억 인구 가운데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은 줄잡아 약 4억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경의 명칭들을 꼭 영어로만 표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가급적 원래 발음에 가까운 것을 채택하는 것이 세계 사람들에게 유익하지 않을까요? 장로님 덕분에 아주 소중한 문제를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늘 평안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