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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의 소원은 대한의 자주독립”

전대환 (2008-08-14 01:07)

“나의 소원은 대한의 자주독립”

전대환 (대구참여연대 공동대표)

구약성경의 ‘출애굽 이야기’는 이스라엘 역사의 핵심이다. 그들이 모세의 인도로 이집트를 탈출하여 광야로 나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진짜 문제는 거기서부터였다. 그들은 홀로서기의 값을 호되게 치러야 했다. 물과 음식이 부족했고 사방에 널려 있는 이민족들과의 분쟁도 피를 말리는 일이었다. 급기야 출애굽의 대명제를 부정하는 세력이 힘을 얻었다. ‘비록 이집트의 지배를 받았지만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 그때는 우리가 굶주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고기도 먹고 살았다. 그런데 이게 뭐냐? 이집트로 돌아가자!’며, 홀로서기보다 예속을 그리워했던 것이다.

해방 이후 분단의 위기 앞에서 김 구 선생께서 ‘나의 소원’이라는 글을 쓰셨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하느님이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고, 두번째와 세번째 소원도 ‘우리나라의 완전한 자주독립’이라고 답하겠다는 것이다.

“고기먹고 살았던 시절 그립다”

해방은 되었다지만 아직까지 대한민국의 완전한 자주독립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김 구 선생의 진단이었다. 당시 강대국들이 생색을 내며 우리나라를 도와주는 척했지만 그들의 속셈은 우리나라를 분단시켜 득을 보자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아직도 나라 안에서 민족의 화합을 외면하고 제 잇속을 위해 남북 이간을 부추기는 세력이 득세하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쓰신 글이다.

일제 강점기 때 일부 친일파들은 자기들의 이익 추구를 위해서 일본 식민지를 옹호하고 있었지만 우리 선각자들은 우리 민족이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나라의 독립을 쟁취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충만해 있었다.

나라의 독립을 꿈꾸며 만주벌판으로 달려 나갔던 우리 조상들은 독립을 얻기 위해서 자신들의 청춘을 버렸다. 신혼의 단꿈을 버린 이들도 있었다. 아내와 자식을 모국에 버려둔 채 투사의 길로 들어섰던 이들도 많았다.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가 얼마나 멋쩍게 해방을 맞이했을 것인가.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 상당히 민감해 있다. 경제가 안 좋다, 위기다, 그런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그런 것은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우리가 뜻을 세워 힘을 합치기만 하면 경제는 얼마든지 일으켜 세울 수 있다.

문제는 남과 북이 하나 되어 세계에 진정한 독립국으로 우뚝 서려는 마음이 우리 민족에게 있는가 하는 것이다. 갈라져 있어도 좋다, 배만 부르면 된다, 강대국에 예속되어 있어도 좋다, 경제 규모만 크면 된다, 이런 생각이 의외로 깊게 뿌리박고 있지 않은지 그게 걱정이다.

갈라져 있어도 배만 부르면 될까

통일을 열기 위해서는 돈도 써야 하고 양보도 해야 한다. 자존심도 조금은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면 이른바 ‘통일비용’이 수월찮게 들어갈 것이다. 우리가 왜 통일을 했는가, 어쩌면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분단에서 탈출해야 한다. 탈출은 진정한 자주독립을 위한 것일 때 의미가 있다. 그리고 자주독립은 외롭다. 험난할 수도 있다.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해서 독립을 후회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분단 상황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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