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주례

이순락 (2011-06-30 16:24)

“자녀들아 너의 부모를 주 안에서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니 이는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엡 6 : 1~3)    나는 가끔씩 이곳 농협단위조합으로부터 결혼식 주례를 청탁받곤 한다.   담당 여직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면 ‘아, 간밤에 꿈이 좋더니 재수있네.’라는 생각과 함께 우선 주례 수고비(?)에 대한 소득을 생각하며 반기는 마음으로 승낙부터 한다.   다만, 예외가 있다면 주일날은 피하는 것이다.   또 그들도 나의 입장, 즉 예수 믿는 장로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주일 주례는 없는 것으로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   주례에 따른 소득 외에도 그런 기회를 통해서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는 선교(?)의 기회가 있어 또한 하나님께 감사하며 반기는 것이다.   독자 여러분들도 생각해 보라.   대개 7~8분 주례사에 맛있는 뷔폐 음식으로 공짜식사도 하면서 7만원이라는 소득을 챙기는 것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대구 모 대학 교수님을 역임하셨고, 이곳 구미의 모 신문사 사장님으로도 봉사하셨던 주례 선생님을 모시겠습니다.   박수로 맞아 주십시오.”로 시작하여 소개받고 등단하게 된다.   그러면 나는 만면에 희색을 띄우면서 이렇게 말한다.   “오늘 신랑 신부의 이 결혼식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이렇게 좋은 일기를 허락해 주셔서 하나님께 먼저 감사드리고요, 양가 가족을 대신해서 하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로 시작하는 나는 영락없는 예수쟁이 표를 내며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도 아직 단 한 번도 양가 혼주나 하객들로부터 항의나 힐난을 받은 일이 없었다.   주례 대상의 거의 100%가 믿지 않는 사람들임에도...   주례사의 내용은 거의 목사님의 설교말씀을 많이 인용하는 편이다.   여타 주례자들이 하는 ‘신랑 모모 군은 명문대가 모 씨 집안을 배경으로 태어나 명문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여 지금은 모 직장에서 성실하게 근무하는~’식의 주례는 아예 없는 것이다.   주어진 짧은 시간에 전달하여야 하는 내용이기에 ‘나의 방식대로’하는 것이다.   ‘사람은 그 부모를 떠나 부부가 만나 한 몸을 이루어 살아야 하며’부터 성경말씀을 인용하여 사람‘인’자(人)의 이유부터 언급하곤 한다.  따라서 부부됨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부부사이에 가장 유의하여 지켜야 할 사항은 바로 ‘말에 조심’하는 것임을 먼저 주지시킨다.   그리고 주례사의 핵심적인 사항은 한두 가지가 있다.  위에서 인용한 성경말씀과 십계명에서 제5계명으로 나와 있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효(孝)에 관한 부분은 그야말로 금과옥조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예수를 믿는 사람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십계명 중 그 가운데 제5계명이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것입니다.”등으로 본색(?!)을 드러내면서 효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되면 모든 청중이 고개를 끄덕이며 ‘옳거니, 맞는 말씀이지’식으로 긍정의 뜻을 표하는 것이다.   그러면 분위기를 보아가면서 “예(禮)는 학문(學問)에 앞선다는 공자님의 말씀이 있습니다.”고 생활의 규범으로서 예절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면서 주례사는 마무리 단계에 이르게 된다.   결국 주례사의 핵심 내용으로 ‘말에 조심하라. 효도를 지켜라. 예절을 생활화하라’는 정도로 요약이 되고 있다.   이 서 너 가지 아이템(?)으로 돈을 버는 것(?)이다.   이쯤 되면 나는 벌써 한다하는 꾼(?)이 다된 것 아닌가.   목사님들은 교회 내 성도들의 혼사에서 당연히, 자연스럽게 주례를 설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전문 주례업자가 아닌 경우는 이런 기회를 접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나의 경우처럼 나이도 어느 정도 지긋하게 들어야 함은 당연하리라.   더구나 가정적으로도 표면상 누가 보아도 하자 없는(?) 원만한 가장이면서, 소개되어 괜찮을 정도의 경력도 있어야 자격이 갖췄다(?!)고...  사실 그 무엇보다 휴먼 네트워크(Human Network), 즉 인간관계가 잘 형성되어야 됨은 물론이다.   시골에 살면서 지방의회 의원이나, 읍 면장, 조합장 등과 친분과 유대관계도 잘 형성하여야 믿음생활에도 도움 될 때가 많은 것이다.   특히 나처럼 촌에 사는 장로는 믿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아야 되겠지만, 믿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잘 형성되어야 함은 당연한 사항이다.    비록 작은 구멍가게 같은 ‘홍삼쟁이’업을 생업으로 하고 있지만 세상 살다보니 그렇게 느껴진 것이다.   여하튼 주례청탁을 받게 되면 늘 기쁜 마음으로 환영하고, 결혼을 하는 신랑신부와 그 가족들을 위해 하나님께 감사와 함께 축복의 기도를 하며 기다리는 것이다.        2011. 6. 30 E-Mail : srlee15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