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함께

박정철 (2008-05-24 12:17)

양남주보에 실은 글입니다.   ‘눈이 손더러 내가 너를 쓸데없다 하거나 또한 머리가 발더러 내가 너를 쓸데없다 하거나 하지 못하리라. 이뿐 아니라 몸의 더 약하게 보이는 지체가 도리어 요긴하고’(롬 12:21)   이스라엘 백성들이 르비딤에서 아말렉 족속과 싸울 때에 모세가 손을 올리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승리를 하고 모세의 손이 내려지면 이스라엘이 집니다. 이에 아론과 훌이 모세를 돌에 앉히고 손을 들어서 내려오지 않게 하지 않습니까? 그때에 싸움의 최선봉에 섰던 여호수아와 그를 따르는 군사들이 아말렉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합니다. 다시 말해서 함께 했기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돌까지도 말입니다.   한 사람의 열 발자국보다 열 사람의 한 발자국이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혼자 독불장군처럼 빨리 나아가는 것보다 더불어 함께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는 것이 낫다는 말입니다. 천천히 함께 가는 것이 더딘 것 같지만 그러나 나중에 보면 혼자 빨리 가는 것보다 함께 더불어 같이 가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일들을 이루어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사람이 왜 지칩니까? 자기 생각대로 회중들이 움직여주지 않으니 처음에 혼자 용을 쓰다가 나중에는 지쳐서 뒤로 자빠져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공동체에는 끄는 사람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밀어주는 사람도 있어야 합니다. 앞에서 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 뒤에서 일이 될 수 있도록 밀어주는 사람도 있어야 합니다.    살면서 느껴지는 것은 팀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인 탁월한 역량보다는 팀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힘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는 생각입니다. 요새 기업에서 사람을 뽑을 때에 이런 이들이 선호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우리가 스포츠 뉴스를 보다 보면 아나운서가 이런 멘트를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박정철 선수 오늘도 홈런을 쳤습니다만 팀의 패배로 홈런이 빛을 바래고 말았습니다.” “박정철 선수 오늘 골을 작렬시켰으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래고 말았습니다.”      저도 목회자로서 여러분들에게 그런 욕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모두들 좀 더 잘해줬으면 좋겠고, 좀 더 힘을 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그러니 윽박을 지를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좀 들어주면 좋으련만 제 경험을 보면 거의 그렇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소리만 지른 자기가 지쳐서 힘을 잃어버리고 낙심하여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회중들 한 사람을 생각하기보다는 내 자신을 먼저 생각하니까 그런 것입니다. 회중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욕심을 채우려는 것 때문에 일이 그르치고 엉망이 되어 버리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그렇습니다. ‘윽박지르지 말고 만들어가자’ 운동경기를 할 때에 한꺼번에 뭔가를 하려고 성급하게 덤비면 오히려 안 됩니다. 하나 하나 만들어가야 경기를 잘 풀어갈 수가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하나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나님은 한 순간에 그를 쓰신 것이 아닙니다. 잘 만들어가면서 쓰신 것이지요. 아브라함이 처음부터 잘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잘 만들어 쓰신 것입니다. 베드로가 처음부터 잘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만들어서 쓰신 것입니다. 다윗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실수투성이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들로 스스로 잘할 수 있도록 오래 참고 기다려 주셨던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저를 잘 기다려주는 것처럼 저도 여러분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모습을 길러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