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섬 하고 너 말

백낙원 (2007-12-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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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섬 하고 너 말”                                             황우 목사 백낙원. 얼마 전 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출생에서 대학졸업까지 드는 자녀 1인당 양육비용이 무려 자녀 당 2억3199만6000원이 든다고 한다. 여기에는 유치원비, 초중고교 납입금, 대학등록금, 교재비 등 공교육비는 물론, 개인과외나 피아노· 미술 등 예능계 학원비, 약값, 교통통신비, 옷값, 용돈까지 포함된 액수라고 한다. 듣고 보니 입이 딱 벌어지는 금액이다. 우리 같은 졸부들에겐 2억이 넘는 돈은 꿈에나 만져볼 수 있는 액수이지만, 아파트 100여 채쯤 가진 자들과 연봉이 수억 원씩 되는 사람들에게는 우스운 돈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그러나 누가 자녀의 양육비를 계산해 가면서 양육하겠는가. 사랑으로 그저 주었기 때문에 그 양이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하고 지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해 보면 2억 3천만 원 정도로 부모의 지출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여긴다. 위의 통계는 그래도 중산급 이상 자녀를 상대로 했겠지만, 그렇게 많은 양육비를 지불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물질 적인 것만 계산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기야 우리가 어릴 적에는 자녀가 보통 3-4명이었고, 많은 집은 10명도 더 되는 집이 있었다. 그러나 어른들은 “저 먹을 것 제가 타고 난다”고 하시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걱정 같은 것을 하시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래도 모두들 다 자기 나름대로 살아가고 있으며, 오늘의 문명과 부를 이루어 놓은 것 아니겠는가. 옛말에 ‘엄마의 젖이 여덟 섬 하고 너 말’이란 말이 있다. 아이가 먹는 젖의 양을 말한다. 여덟 섬 너 말을 리터로 환산하면 1,512리터로 500CC 생맥주잔으로 매일 넉 잔씩 4년 동안 마셔댄 골이 된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양이라고 핀잔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요즘처럼 돌을 전후하여 젖을 떼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는 보통 4-5살까지 젖을 먹었고, 더러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엄마 젖을 먹기도 했다. 그리고 시간을 정해 놓고 수유를 하는 것도 아니고, 시도 때도 없이, 심지어 자면서 까지도 어머니 젖꼭지를 놓지 않았고, 계속해서 젖을 빨곤 했기 때문에 젖꼭지가 헐어서 피가나 그 피를 함께 먹었으니 결코 많은 양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자녀 양육비는 돈으로만 계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녀들 때문에 자지 못하고 지새운 밤이 얼마며, 자녀들 때문에 탄 애간장은 어떡하고, 자녀들 때문에 마른 피는 어떡한단 말인가. 우는 자식 업었다가 안았다가 밤새우는 부모의 마음 조림은 무엇으로 계산한단 말인가. 이같이 자녀 양육은 돈으로 계산하지 못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상상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도 부모로부터 받은 것 다 갚아 드리지 못한 것처럼, 또한 자녀로부터 다 받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그것을 알면서도 모든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자녀에 대한 사랑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 시점에서 우리는 성서의 말씀을 다시 새김질 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자녀들아 너희 부모를 주 안에서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니, 이는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엡 6:1-3)하신 말씀 말이다. 아멘. (* 우리 외손녀 사진입니다. 예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