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 임이 오셨습니다.

백낙원 (2007-11-08 20:38)

드디어 그 임이 오셨습니다.                                   황우 목사 백낙원. 동이 트기도 전 까치 울음소리에도 임이 오시나 문 열었습니다. 바람이 불어도 미루나무꼭대기 바라보며 임이 오시나 이마에 손 얹었습니다. 석양을 바라보며 찬란한 노을과 함께 임이 오시나 고갯마루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임이 오셨습니다. 울긋불긋 단장하고 오셨습니다. 나만 온통 그 임을 기다린 것 아닌가 봅니다. 색시도 하이힐 신고 아낙도 꽃단장 하고 허다한 장정들도 임 마중 하더군요. 나도 수줍은 임 만나려 신발 단단히 하고 차를 몰아 임 계실만한 계곡 찾아 길 떠났답니다. 그런데 당신은 소리 소문 없이 내 코밑에 와 계셨습니다. 고개만 들면 보이는 앞산 뒷산에까지 얼마나 더 계실 건가요. 몇 밤이나 더 주무실 건가요. 이제 가실 때는 이별가라도 부르실 건가요. 제발 가실 땐 가신 단 말 한마디라도 하고 가세요. 내년에 다시 온다 기약이나 하고 가세요.    (그토록 기다리던 단풍을 맞이하면서)       (주후 2007년 들가을달 아흐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