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의 대통령 김약연 목사

조영식 (2013-08-18 14:30)

간도에서 독립운동을 한 훌륭한 인물이 규암 김약연목사입니다. 나라가 망해가던 때에 국내에선 남강 이승훈 선생이 평북 정주에 용동촌과 오산학교라는 이상촌을 세워 미래를 준비했다면, 간도에선 규암 김약연(1868~1942) 목사가 기독교공동체인 명동촌을 세워 민족의 앞날을 밝혔습니다. 김약연은 함북 회령에서 태어났는데, 구한말 나라가 망해가는데도 관리들의 부패와 타락, 민중에 대한 수탈이 심해지자 김약연은 문재린의 증조부, 장인인 문병규, 김하규의 가솔 등 141명과 함께 북간도 명동으로 이주를 합니다. 당시에도 조선 땅은 땅값이 비쌌고 북간도지역은 땅 값이 쌌기 때문에 북간도 용정에서 넓은 지역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 이름을 명동이라고 지었습니다. 그는 1901년 곧바로 규암재라는 서당부터 지어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규암재가 서전서숙으로 발전하고 서전서숙이 1909년 명동학교가 되었습니다. 명동학교에서 문익환, 윤동주, 나운규를 비롯한 수많은 인재와 우국지사들이 자랐고, 일제의 탄압으로 명동학교가 문을 닫고 1930년 용정의 은진중학교에 합쳐진 뒤에도 안병무, 강원용, 문동환 등과 같은 인재가 나왔습니다. 이들은 모두가 한신대 교수였고 기장의 뿌리들입니다. 우리 기장교단을 세운 김재준 송창근같은 분들이 은진중학교에서 교사로 있었습니다. 당시 명동학교 교장은 김약연이고 교감은 정재면이었는데 정재면은 우리교단 한신대학교의 학장이었던 정대위목사의 조부가 됩니다. 정재면은 성경을 가르치는 기독교 학교가 아니면 안 간다고 버티면서 결국 김약연선생을 전도하였고 많은 신앙인을 배출한 인물입니다. 유학의 대가인 김약연선생이 기독교를 받아들여 목사안수를 받고 명동교회에서 목회를 하였습니다. 명동교회는 윤동주 생가 바로 옆에 있는 교회입니다. 그러니까 명동교회를 통하여 그 일대가 독립운동의 산실이 되었고 본거지가 된 것입니다. 이토오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이 김약연을 찾아와 몰래 1년간 권총 연습을 한 곳도 명동촌의 뒷산이었습니다. 이러한 항일 독립운동의 본거지가 바로 용정이었고 명동촌이었습니다. 당시 간도에는 독립운동을 주도하는 국민회가 있었는데, 간도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조선인이 그 회원이었다고 합니다. 그 국민회의 회장이면서 민족의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했던 분이 바로 규암 김약연목사님이었습니다. 그래서 김약연목사를 간도의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고 합니다. 우리 기장 교단의 뿌리는 바로 김약연목사와 같은 애국자이며 선구자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