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의 비의(秘意)

백낙원 (2012-05-26 21:19)

* 마중물의 비의(秘意)                                                    황우 목사 백낙원.   옛날 우리가 어릴 때는 상수도가 없었다. 그 때는 우물물을 두레박으로 깃기도 했지만, 좀 형편이 나은 집에서는 펌프를 이용하여 지하수를 퍼 올려 사용한 때가 있었다.   펌프는 피스톤 역할을 하는 부분에 가죽이 덮여 있어서, 오래 사용하지 않으면 가죽이 말라 물이 올라오지 않는다. 그러면 물을 조금 부어서 가죽을 적신 다음 펌프질을 하면 물을 길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가죽을 적시기 위해 붓는 물을 마중물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priming water 라고 하는데, 펌프에 마중물을 붓다.(fetch [prime] the pump.)등등으로 쓰인다.   또 은어(隱語)로서는 남녀 간에 성관계시 서로를 맞이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 분비되는 소량의 분비물을 말하기도 한다. 어떻든 마중물이란 꼭 필요한 것으로 거기엔 놀라운 비의(秘意)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넓고 넓은 아말고사 사막 한가운데서 길을 잃은 한 젊은이가 있었다고 한다. 탈진상태여서 생을 포기하려 하는데, 그 때 우연히 펌프 하나를 발견했다. 달려가 보니 펌프는 바짝 말라 있었는데, 손잡이에 깡통이 하나 거꾸로 매달려 있고, 그 안을 보니 이런 내용의 편지가 하나 있었다.   그 편지의 제목은 "목마른 나그네를 위한 편지"였다. 내용은 “이 펌프는 1936년 6월 현재 물을 펄 수 있는 완제품입니다. 지하의 물도 충분합니다. 펌프를 작동하기 위해서는 펌프를 먼저 적셔야 합니다. 이 펌프 곁에 있는 흰 바윗돌을 들치면 물이 들어 있는 병을 발견할 것입니다. 그 병의 물은 겨우 이 펌프를 가동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먼저 그 병의 물 4/1 정도를 부어 펌프를 적시고 난 후, 나머지 물을 조금씩 부으면서 힘차게 펌프질을 하십시오. 그러면 당신이 필요한 만큼의 물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후 이 전처럼 병에 물을 담아 마개를 굳게 닫고 흰 바윗돌 밑에 묻어 두세요."      = 디 피이트 = PS : 만약 목마르다고 이 병의 물을 먼저 마셔 버리면, 당신도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며, 펌프는 도저히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그 사람이 생각하기를 정말 이 펌프가 가동이 될 것인가? 이 물을 펌프에 부으면 정말로 물이 나온단 말인가? 이 사막 한 가운데 지하수가 있다는 말을 어떻게 믿는담. 하고 팻말에 적혀 있는 내용이나 디 피이트라는 사람을 믿지 못하고, 당장 목이 마르다고 그 병의 물을 마셔 버리거나, 생명과도 같은 그 물을 펌프에 부을 수 있는 믿음이 없다면, 그 결과는 자기 자신도 사막을 통과하기에 턱 부족한 물일 뿐 아니라, 뒤 따르는 다른 사람들의 죽음을 가져오고 마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사막을 여행하는 사람에게 생명이라 할 수 있는 물을 나도 만족할 만큼 먹을 수 있고, 뒤따르는 다른 사람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이 곧 병에 담긴 이 마중물이라는 사실이다.   우리 기독교에서 말하는 십일조를 비롯한 각종 헌금, 그리고 조그마한 정성, 아주 작은 봉사, 더 작은 기도라도 그것이 마중물이 될 때, 사막과 같은 이 세상에서 놀라운 역사를 일으키는 것을 성경역사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우리가 당장에는 어렵고 급하다고 해도, 그 마중물을 마시지 않고, 펌프에 붓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신은 우리에게 풍부한 은혜와 복을 넘치게 부어 주신다는 것이 성경의 약속이다.   어린 소년이 바친 오병이어가 마중물이 될 때,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서 5천 명이 먹고도 열두 광주리가 남았던 사건이라든지,(마14:17-20) 3년이나 계속되는 가뭄에 먹을 것이라고는 가루 한 웅큼과 병에 기름 조금 밖에 없어서, 마지막으로 나무를 주어다가 빵을 구워먹고, 아들과 함께 죽으려 했던 사르밧 과부가, 그 생명과도 같은 떡을 엘리야 선지자에게 먼저 공양했더니, 가루단지에 가루가 끊어지지 않았고, 기름병에 기름이 떨어지지 아니하여, 7년이나 계속된 흉년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사건(왕상17:8-16)은 우리에게 좋은 귀감이 된다.   위의 예에서 오병이어와 가루와 기름 조금은 일종의 마중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 결국 이 마중물은 나도 살고 남도 살릴 뿐만 아니라, 서로를 행복하게 하는 비의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알고 실천한다면 좀 더 밝고 맑고 살기 좋은 복 된 세상이 되리라 믿는다.                   (2012년 5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