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 준비가 한창입니다

박정철 (2012-05-12 14:31)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지매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육십 배, 어떤 것은 삼십 배의 결실을 하였느니라’(마 13:8)   아카시아 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논들마다 모내기 준비가 한창이다. 때마침 내린 봄비로 해서 논들마다 물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보니 어머니의 말씀이 떠오른다. “엄마는 논에 물 들어갈 때와 자식들 입에 밥 들어갈 때가 가장 좋다.” 어머니께서 그렇게 좋아하셨을 물 댄 논들마다 써레질로 잘 정리가 되어서 이제 곧 모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꼭 먹어야 배부른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논들을 보면서 깨닫게 된다.   우리의 심령들마다 저 논들처럼 잘 정돈되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 하나님께서는 또 얼마나 기뻐하실까. 묵은 땅이 기경되고 성령 충만함으로 가득한 심령들 속에 말씀의 씨앗이 내려질 때마다 옥토에 뿌려진 씨앗들처럼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맺어갈 수 있다면 참 귀하고 복된 일이겠다 싶어진다.     그러다 드는 생각 하나가 있다. 어느 목사님이 강단에서 설교를 하시는데 한 성도가 처음부터 졸기 시작하더니 깨어날 생각을 하지 않더라는 거다. 영 신경이 거슬려 말씀 선포가 쉽지 않았는데, 마지막 때쯤에 이르러 그냥 있을 수 없어 그 졸고 있던 성도의 뒤에 앉아 있는 집사님에게 그러셨단다. “집사님, 그 앞에 졸고 있는 성도님을 좀 깨우십시오.” 그랬더니 그 집사님 하시는 말씀이 참 가관이다. “목사님, 목사님이 재우셨으니 목사님이 깨우십시오.”   물론 지어낸 이야기이고 그럴 분들이 어디에 있겠느냐마는 목회자로서 설교할 때에 참 힘든 것은 졸고 있는 분들을 보고 있을 때다. 그럴 때 별의별 생각이 다 들게 마련인데, ‘내 설교가 그리 은혜가 안 되나.’ ‘내가 그리 설교를 못하나.’   이럴 때면 설교하는 목회자로서 위안 아닌 위안으로 삼고 있는 것은 그 위대한 사도 바울의 말씀 강론 시간에도 졸다 3층에서 떨어진 유두고라는 청년이 있었고, 예수님의 복음 증거 때에도 그 말씀을 다 받지 아니했던 이들도 있었으니.   모내기 준비가 다 끝난 논들을 바라보다 이런 생각에까지 미치게 되니 피식 웃음이 터져 나온다. 곧 죽어도 자기 못하는 것은 생각 안 하고 남 탓만 하는 본성이 꿈틀대고 있으니 인간이라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래도 이 5월 봄날에 말씀의 씨앗이 뿌려지는 모내기가 시작되어질 때에 많은 결실이 맺어질 수 있도록 그 심령들마다 묵은 것들이 기경되고 성령 충만한 물들이 그득하게 채워져 있었으면 정말이지 너무나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