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에 대하여 말한다.

백낙원 (2009-10-11 15:03)

사형제도에 대하여 말한다.(死刑廢止論)                                                    황우 목사 백낙원. 얼마 전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한 천주교 신자 10만 여명이 사형제 폐지를 위한 입법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한다. 동 청원서에서 “사형제도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생명권 보호라는 헌법적 요청에 부응하지 못하는 구시대적 산물이라”고 지적하였다. 이로 인하여 사회나 국회에서도 본격적으로 사형제도의 존폐에 대한 열띤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사형제도의 존속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응보관념, 일벌백계의 효과, 또는 국민의 규범, 감정의 만족 등을 이유로 사형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하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주요 근거로서 (1) 사형은 잔혹하므로 인도주의적인 견지에서 허용될 수 없다. (2) 오판에 의해 사형이 집행됐을 경우에는 이를 구제할 방법이 없다. (3) 사형의 효과는 일반 사회인들의 기대만큼 크지도 않다. (4) 범인을 사형에 처하면 피해자의 구제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 등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공권력이 공식적으로 살인을 하고 있다. 건국 이래 사형당한 사람은 모두 998명으로 집계 되었다. 노태우 정부(39명) 때보다 김영삼 정부(57) 때가 더 사형집행이 많았다. 현재 사형선고를 받고 집행되지 않고 있는 사람은 60여명이다. 김영삼 정부 말기인 1997년 12월 30일 사상 최대 규모인 23명의 사형수들을 한꺼번에 사형집행 시킨 후,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는 단 한건의 사형집행도 이뤄지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보면 과거 로마에는 기독교인 5,000만 대학살 사건이 있었고, 1572년 프랑스의 성 바돌로메의 날 발생한 13만 명의 기독교인 학살 사건이 있었다. 북한에서도 300만 명 이상이 학살당했고, 중국이나 캄보디아 등에서도 수백만 명이 학살을 당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100년 전쟁을 벌일 때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전쟁을 하고 자기들과 다른 편은 사탄의 자식이라 생각하고 죽였다. 그리고 오직 믿음만을 부르짖던 중세 종교재판은 기독교역사 중 가장 경악스럽고 부당했으며 비 복음적인 것이었다. 특히 종교개혁의 선구자인 켈빈이 국가교회를 통치할 때 믿음이라는 미명하에 58명이나 사형을 시켰다. 그래서 윌 듀란트라는 사람은 "종교재판은 어떤 짐승에게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포학 성을 드러낸, 인간이 기록한 가장 암울한 오점 가운데 하나다"라고 했다. 그리고 법이라고 하는 것은 만능의 잣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사형은 분명히 “살인하지 말라”고 하신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주로 보수교단의 목회자들이 사형제도는 존속되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의 지론은 구약에도 “돌로 처 죽이는 형벌”이 있었다고 주장을 한다.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교훈을 날마다 설교하면서도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은혜아래 있으며 복음아래 있는 존재들이지 율법아래 있는 존재들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사람을 죽게 하는 율법조문의 직분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영의 직분이기에 더욱 그러해야 할 것이다.(고후 3:7-8)   요즘도 과거에 무기나 사형을 언도 받은 사람들이 정권이 바뀌고 보니 무죄였다는 사실이 들어나는 사건이 한 둘이 아니다. 100명의 죄인을 놓친다고 해도 무고한 한 사람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죄를 범한 사람의 손목을 자르고 눈을 빼는 나라도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그렇게 잔인하게 처벌한다고 해서 그 나라가 범죄 없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을 들어 본적이 없다. 생명은 천부의 것으로 천하보다 더 귀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일곱 뻔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교훈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이다. 사형제도는 국가라고 하는 권력이 가지고 있는 검이다. 분명한 것은 검을 쓰는 자는 반드시 망한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키로틴이란 사형기구가 있다. 일종의 작두와 같은 것인데 특별히 사람의 목을 자르기 위해 고안된 기계이다. 그 기계를 만든 사람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여 키로틴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 키로틴이란 사람도 결국 자기가 만든 기계에 목이 잘려 죽었다고 한다. 어떻든 사형제도는 생명의 존엄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자들의 소치요 그 도구이다. 생명은 누구의 것이냐를 막론하고 천부의 것이다. 하나님은 아우를 죽인 가인의 생명도 지켜 주셨으며, 가인을 죽이는 자는 7배나 더 벌을 받을 것이라고 하셨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사형제도는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 이러한 생명의 존엄성을 후대들에게 심어 주어야 흉악한 살인 사건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개신교단들은 물론 모든 크리스천들도 늦었지만 천주교에서 발의한 사형제 폐지 법안이 통과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함께 경주하여야 할 것이다.          (2009년 10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