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8일 오후 5시 40분경...
휴대폰 벨 소리에 전화를 받아보니,
"엄마!! 아빠가~~~" 아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아들 성민이에게 아빠가 짖궂은 장난을 쳐서
성민이가 제게 고자질 하려고 전화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쓰러지셨는데... 숨을 안쉬어~~!!"
순간 제 숨도 멈추는 줄 알았습니다.
119에는 이미 전화를 했다기에 장로님께 빨리 전화하라고 하고는 끊은 후,
어디에 전화를 해야 할 지... 
도무지 손이 떨려서 폰 번호가 눌러지질 않았습니다.
옆에 있던 딸 성희가 대신 폰 번호를 눌러주어 
겨우 사택에서 가장 가까운 집사님께 전화를 해서 
빨리 사택에 좀 가보시라고 하고는 구미에서 부랴부랴 짐을 챙겨
무조건 봉화로 향했습니다.
가는 도중에 집사님께 전화를 해서 우리 목사님 어떠시냐고 물으니
응급실에 계시니 지금 오셔야겠다고만 합니다.
설마 설마 하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병원으로 향했는데...
병원에 도착해보니 성도님들과 시찰장 목사님이 와 계셨고,
우리 목사님은 얼굴까지 하얀 천을 덮고 계셨습니다.
그 순간 "어떻게... 어떻게..."라는 말밖에 나오질 않았고,
하늘이 무너진다는게 이런거구나~ 하는 느낌이였습니다.
 
아들 성민이가 학교 보충수업을 마치고, 
아빠께 데리러 오시라고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아
버스를 타고 동네 입구에서 내려 걸어서 집에 와 보니,
아빠가 쓰러져있는데 이미 숨을 쉬지 않고 계시더랍니다.
저혈당 쇼크가 왔을 때 누군가 옆에만 있었더라면...
저를 가장 필요로 할 때 옆에 있어주지 못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에
가슴이 저리고 정말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시골교회에서 경제적인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보려고 
제가 직장생활을 하느라 구미에 있으면서 주말에만 집에 다녀가곤 했는데, 
주말에 한 번 집에 가면 
"아이구~ 내 장난감 왔네... 또 일주일동안 못 볼텐데 실컷 가지고 놀아야지..." 
하면서 제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안아주고 장난치며 하는 것을 
그 때는 귀찮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저에게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일로 옆에서 조잘 조잘 잔소리를 하고 있으면 한참 듣고 있다가는
빙긋이 웃으며 이리와 무릎에 앉으라고 하던... 그리도 자상한 우리 목사님에게,
오랫만에 만나면 왜 좀 더 마음 편하게, 따뜻하게 대해주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감에    
"여보~ 미안해요... 미안해요~!!"라는 말밖에 나오질 않았습니다.
20여년 함께 살아오면서 가슴 속에 맺혀있던 응어리도, 원망도 많이 있었지만
이제 모든 것을 우리 목사님의 유해와 함께 영원히 영원히 묻어버리고 
저의 잘못만 기억하렵니다.
두고 두고 미안한 마음으로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렵니다.
그동안 제게조차 미안해 말 못하고 혼자서 고민하고 힘들어하던 모든 짐들... 
이제는 모두 내려놓고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쉬시기를 바라며, 
그리 하시리라 믿습니다.
부디 주님의 품 안에서 평안하소서~!!
 
 
장례식 마칠 때까지 순서를 맡아주시고 함께 해주신 노회장님과 시찰장님...
그리고 멀리서 찾아와 사랑과 따뜻함으로 위로해주신 여러 목사님들과 사모님들,
그리고 성도님들... 물심양면으로 위로해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지면을 통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당신은 노회에 빚진 자라며, 만약에 어찌해서 큰 돈이 생긴다면 
가장 먼저 노회에다 드릴꺼라며... 그래야 한다며 
늘 노회에 대해 죄송함으로 마음의 부담을 안고 사셨는데, 
이제보니 우리 목사님이 노회에서나 모든 동역자님들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받고 계셨는지를 장례식을 통해 새삼 느꼈습니다.
그동안 우리 목사님이 '그래도 헛되이 살지는 않으셨구나' 하는 것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너무나 황당한 일에 경황이 없어서 
일일이 감사의 인사도 제대로 못드렸음을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다시한번 장례를 맡아 인도해주신 목사님들, 그리고 참석해주시고 
도움을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남은 저희 세 사람... 
믿음 안에서 꿋꿋이 살아갈 수 있도록 변함없는 기도 부탁드립니다.
 

고 최희웅 목사 사모... 김선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