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희웅 목사님 영전에,

백낙원 (2007-07-21 09:44)

고 최희웅 목사님 영전에                                                    황우 목사 백낙원. 친애하는 최희웅 목사님. 당신이 소천 했다는 소식 들었으나 장례식에 참석해야겠다고 머뭇거리다가 오늘 비가 오는데도 마지막 당신을 보내려 길 떠났습니다. 다행히 검은 구름 사라지고 날도 개어 야훼가 당신을 향한 자비라고 생각했습니다. 세 시간을 달렸으나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당신에게 좀 늦는다고 전화하라고 농담도 했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오돌 오돌 떨고 서 있는 사모님과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차라리 고문이었습니다. 송별예식을 마치고 당신이 섬기던 교회를 들렸다가 화장장에까지 뒤따라가 당신을 배웅 했답니다. 홀로 가는 그 발걸음 얼마나 무겁더이까. 얼마나 고통스럽더이까. 얼마나 외롭더이까. 야훼의 명령이 그토록 지엄하더이까. 그렇게 홀로 가야할 길이더이까. 아무도 따라옴 허하지 않더이까. 사람들은 당신의 공과(功過)를 쉽게 말하지만 당신은 당신 나름대로 최선이었다고 믿습니다. 나는 당신의 음성 들었습니다.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라 시는 군요. 그렇게 아웅다웅 살지 말라 시는 군요. 야훼를 믿는 믿음 소망 사랑이 제일이라 시는 군요. 화장장 굴뚝 타고 오르는 연기처럼 그 부자유스러웠던 육신, 그 지긋지긋한 육체의 가시 다 벗고 하늘나라로 비상(飛上)하소서. 누구는 나에게 시상이 떠오르느냐고 물었지만 오히려 중치가 막혀 막막하더이다. 굴뚝에서 나오는 분진이 당신의 분신이거늘 당신의 마지막 식사 대접도 뿌리치고 도망치듯 떠났답니다. 오는 길에 발길 돌려 불영사계곡을 들렸더니 산천은 예와 같이 변함이 없더이다. 산은 높고 골은 깊더이다. 더위달의 산천은 푸르고 물은 맑더이다. 모든 염려 주께 모두 맡기고 마음 가볍게 가소서. 연기처럼 구름처럼 바람처럼 물처럼 흐르소서. 가고 싶은 곳 가고 머물고 싶은 곳에 머무소서. 그러다가 대해에 이르소서. 영원한 야훼의 품에 안기소서.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 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니라.”(딤후 4:7-9)아멘.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황우 올림)                            (2007년 더위달 스무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