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이순락 (2011-06-24 19:49)

“오, 미스터 리, 정말 너무너무 맛있어요.   내가 태어난 이후 먹어본 음식 중에 가장 맛있는 음식입니다.”   한 마디로 감동과 경탄 그 자체였다.   보신탕과 곁들인 수육을 먹어본 외국인 친구(?)의 탄식이었던 것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옛날 대구에서 살았을 때였다.   그 당시 나는 자그마한 어떤 스웨덴회사의 한국 지사장으로 수년간 일을 했었다.   대학에서 무역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면서 중소기업체들의 수출업무를 대행하기도 하며, 또한 스웨덴 본사의 주문에 따라 하청업체에 발주, 선적하는 등 무역 업무에 열심히 종사했었던 것이었다.   그러던 중 어느 여름 날 스웨덴 사장님이 대구로 오셨고, 나는 하청업체 사장님 두어 사람과 함께 그분을 식사자리에 초대했었다.   공기 맑고 경치 좋은 팔공산의 어떤 보신탕 전문 음식점으로 안내를 했었다(이 당시엔 여론상 시내에서는 이 음식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야외로 가야만 했다).   차 안에서 서툰 영어지만 우리의 전통 음식인 보신탕에 대해서 꽤 장황한 설명을 했었다.   사실 그 당시엔 88 올림픽 시즌이라 세계의 수많은 동물보호단체에서 한국의 보신탕에 대해서 “야만적”이라는 등 민족 비하적인 질타와 함께 각종 매스컴에서 여론몰이로 보신탕 업(식당업)을 한창 두들기고 있는 시기였었다(뱀탕집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레 얘기를 꺼내었었고, 그 분이 상당한 호기심으로 해보자(try)고 하여 안내했었다.   그 결과의 답이 위에서 언급한 감탄사였었다.   아마 나의 설명이 적중했을 것이다.   즉, 보신탕은 우리 민족의 고유의 전통 음식의 하나이다.   프랑스사람이 개구리 요리를 먹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음식으로 사용되는 ‘개’는 가정의 애완견이 아닌 사육견 중심이다고 하면서 팔공산 산자락에 개 사육을 하는 농장을 멀리서 구경도 시켜 주었다.   그리고 이 보신탕은 우리나라에서는 실제로 의사를 비롯한 대학교수들, 판검사 등 법관들과 소위 중, 상류층에서 즐겨먹는 전통 음식인 것이며, 서민들은 접하기 힘든 꽤 비싼 음식에 속한다는 식으로 그를 듯한 설명을 하였었고, 그것이 그에게 좋게 받아들여졌었던 것이었다.   결국 ‘보신탕’에 대한 엄청난 혐오감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마저도 보신탕 매니아로 변화(?)시킨 경험과 기억이 새롭게 떠올라 이 글을 쓰 보는 것이다.   그 뒤 그분에게는 대구 서문시장의 찹쌀 수제비도 사먹는 등 여러 가지 에피소드도 많이 가지고 있다.    우리 가족 모두를 그가 머무르고 있는 대구의 최정상급 호텔로 우리 가족 모두를 초대하여 고급 중국요리를 대접받은 일이여, 아들의 태권도 앞차기 시범에 감탄하여 100달러 지폐를 내놓으며 격려를 하였었고, 와이프의 한복차림에 '뷰티풀'을 연발하면서 초콜렛 선물을 하는 등 추억이 담긴 일들도 무척 많았었다.  내가 이사를 앞두고 스웨덴에 연락하여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한 계약금도 선 지급(advance payment)받아 유용하게 사용했던 일이며, 독일 대형 박람회출장, 스웨덴 본사연수 등 젊은 날의 많은 경험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고 있다.   실력, 업적, 모든 사람과의 관계(Human Network)... 그 때나 지금이나 어눌하고 서툰 영어실력(?)이지만 그 서툰 영어실력이 오히려 외국인들에게는 더 좋은 점수를 얻을 수도 있음을...   무역업계에는 이런 말이 있다.   즉, 외국인 바이어에게 주문을 받으려면 주어와 목적어를 바꾸어 붙여야 성사된다는 웃지못할 아이러니도 있는 것이다.   사실 언어 구사력도 중요하지만, 몸에 배어있는 성실성과 관련분야 전문지식, 폭넓은 교양도 대단히 필요함은 물론이다.   한편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그리고 북 유럽 스웨덴 등을 다니다 보면 항상 느껴지는 것이 근본적으로 한 나라의 선진화는 교육에 달렸다고 생각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어느 지인의 주장처럼, 한국의 장래는 사실 아주 간단하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교사들이 대접을 잘 받으면 선진 1등 국으로 갈 수 있음을...   이러한 진리는 핀란드 같은 나라를 보면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리라.   핀란드는 우리로 치면 삼성전자에 취직하기보다 교사가 더 인기 있고 존경받는 직업이라고 하니 그 국가가 발전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에 유학 가서 학위를 받은 어떤 분의 이야기다.   워렌 버핏의 회사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싶었지만 그 회사의 주식을 단 1주도 보유하지 못해 5명이 계를 모아 주를 구입, 참석했던 경험담을 자랑(?)하는 것을 들었었다.   그 회사 주가는 1주에 우리 돈 7천만 원이나 되었고, 1주라도 보유한 주주가 되어야 주총에 당당히 참석, 발언권을 얻을 수가 있다고 했었다.   그 분의 스승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 대학의 저명한 교수였는데, 그 교수의 지론인 즉 “실력과 업적도 중요하다.   그기에 모든 사람과의 관계, 즉 Human Network가 잘 형성되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하더라는 것이었다.   맞는 말이었다.   우리들 믿는 자들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고 난 뒤에는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김천에 계시는 목사님 중 한 분은 특히 이 ‘관계론’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하신 것으로 느껴질 만큼 조예가 깊다는 것을 알고, 그 분께 하례를 드린 일도 있었다.   새벽기도에서 매번 간구하는 것처럼 가족을 비롯한 믿음의 형제자매들과의 관계도 늘 친밀하고 가까운 관계로 행복한 생활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2011. 6. 24 srlee15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