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비는 가리지 않습니다

박정철 (2010-02-06 10:36)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심이라’(마 5:43-45)   이야기 하나   어떤 부부가 있었습니다. 다른 일 때문에 목사님 설교를 듣지 못했던 아내가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여보! 오늘 목사님께서 무슨 말씀을 전하셨나요?” 남편은 이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다만 아내를 힘껏 껴안아 주었습니다. 다음날 아내는 목사님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목사님! 어제 설교에서 무슨 말씀을 전하셨습니까? 아내를 사랑하라고 하셨습니까?” 그러자 목사님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습니다.”   교회 사람들   교회 아이들이 “목사님”하고 달려와 안길 때에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냥 좋고 마냥 좋아서 달려오는 것입니다. 품과 품이 만날 때에 너무나 행복합니다. 사람을 만날 때에 그렇게 만나야겠습니다.   주일날 점심 식사를 하고 나오는데 한 성도님이 생긋 웃으면서 “목사님, 점심 잘 드셨어요.” 인사를 하는데 기분이 괜히 좋아지면서 ‘저 분의 마음이 많이 열렸구나!’ 그런 생각을 가졌습니다. 나도 저들의 말 한 마디가 반갑고 미소가 정겨운데, 나의 말 한 마디와 미소에도 저들이 많이들 좋아할 것입니다. 이유가 많다보면 거리가 생기게 마련인데 실없이 좋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보게 됩니다.   떠오르는 단상 몇 구절   살아오면서 내가 너무 사람을 구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좋은 사람 싫은 사람을 정해놓고 만나고 있지는 않는가. 그렇게 살아가면서 내 모습이 굳어져버리지는 않았는가. 좋아서 만나는 것보다 필요에 의해서 만나는 사람들이 자꾸만 많아지고 있지는 않는가. 그러면서 인간미는 뚝뚝 떨어져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도 예전에는 나를 터놓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40을 조금 넘어가면서 내가 내 마음의 문을 조금씩 잠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러다가는 마누라하고만 쫑알대고 있지는 않을 것인지. 해와 비는 그 누구도 가리지 않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