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마음이 좀 아야 했습니다.(하송주보 나눔꺼리)

함종덕 (2008-05-24 13:30)

예전에 내가 부교역자로 섬겼던 교회의 목사님이 늘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 있다. 목사는 성도가 잘됐다는 소리를 들으면 괜히 내가 잘된 것처럼 신이 나고, 내가 뭔가 힘을 써 주어서 그런 것처럼 어깨가 으쓱하곤 하는데, 반대로 성도가 좀 잘못됐다는 소리가 들리면 내가 뭔가를 잘못해서 그런 것처럼 죄송스럽고 죄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말이 그렇지 정말 그럴까 싶었다. 지금 하송에 온지가 2년(2006년 5월 첫 주)을 갓 넘어가고 있다. 지금 나에게 온 변화는 성도들이 어떤 삶을 살고 계시는구나 하는 것이 내 마음에 이제야 속속히 다가오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 마음에 욕구가 일어난 것은 성도들의 삶을 위해서 더 구체적으로 기도해야 하겠고 형편성이 투여된 기도를 드려야겠다 싶다. 그러나 애처롭기도 하고, 또 그렇게 죄송스럽다. 당장 눈앞에 문제가 시급한 사람들을 앞에 놓고 목사인 나는 주님만 의지하라는 원론적인 얘기만 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 그렇게 되지 않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속삭인다. 그런 와중에 기도가 응답되었다는 소식을 간간히 듣기도 한다. 기도가 응답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좋기도 하다. 그리고 어느새 또 다른 분의 내용을 가지고 떼를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결국 목사는 한 쪽에서 들리는 기쁜 소식에 얼굴에 웃음꽃이 피지만, 금방 다른 쪽에서 들리는 안 좋은 소식 때문에 시름에 빠지고 마는, 웃었다? 울었다? 이상한 삶이구나 싶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후서 11:28에서 이런 말씀을 했다. “그 밖의 것은 제쳐놓고서라도 모든 교회를 염려하는 염려가 날마다 내 마음을 누르고 있습니다.” 평생을 기쁘게 사역했던 사도바울, 우리에게 염려하지 말고 살라고 하신 분이 왜 정작 당신 스스로는 이런 말을 했을까 싶었는데 이제는 이해가 가는 듯 하다. 사역에 대한 기쁨도 있고, 사역을 배워가는 기쁨도 있으면서도, 다른 것은 다 제쳐놓고서라도 성도들의 삶이 좀 나아져야 할텐데 하는 염려와 간구가 나를 누르고 있는 것을 발견하며 사도 바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시작한다. 나도 이제 목사가 되어 가나 보다.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