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를 다녀와서.

백낙원 (2010-10-17 21:03)

노회를 다녀와서.                                          황우 목사 백낙원. 지난 10월 12일부터 13일까지 우리 한국기독교 장로회 경북노회 제131회 1차 임시노회가 선산중앙교회에서 열렸다. 원로목사이기 때문에 별로 할 일도 없고 또 감 놔라 배 놔라 하고 간섭하기도 멋쩍지만, 눈에 그슬리는 것들이 있어 유감스럽다.   몰론 내가 목회를 할 때에도 그 같은 실수를 하였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소이 원로목사가 되어 원로 석에 앉아서 보니 앞으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몇 자 적어본다. 1. 준비서는 노회 개회 10일 전에 발송해야 한다. 우편배달 착오인지는 모르나 5일을 앞두고 준비서가 도착했다. 전에도 그러한 일이 몇 차례 있기는 했으나 이제부터라도 그 규칙을 잘 지키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2. 어떤 원로목사님은 통지를 받지 못하였다고 투덜대는 것을 보았다. 서기부의 실수일 수도 있고 배달 사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에서 누가 실수를 했는지 모르지만 더 조심하여 이런 일이 다시 있지 않도록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3. 명찰 준비를 철저히 했으면 좋겠다. 지난 노회 때에도 어떤 총대 장로님의 명찰이 없다고 노회 홈에다가 노발대발 하는 글을 올린 것을 보았다. 이번에도 어떤 원로목사님의 명찰이 없어서 노회가 개회되기 직전 큰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이것은 백번 서기부의 잘못이요 실수다. 물론 서기부에서는 정중하게 사과하여야 한다. 하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 원로목사님도 너그러이 여겨 “내 명찰이 없네! 다음부터 이런 실수 없기를 바라네.”라고 했다면 거룩한 노회 전에 큰소리가 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른은 어른다워야 하고 후배는 후배다워야 하겠기에 하는 말이다. 4. 명찰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가지 더 첨부해 본다. 평생 우리 노회에서 목회를 하시다가 은퇴하신 박 모 전도사님의 이야기다. 40여년을 전도사로 시무하시고 이곳에 뼈를 묻으려고 작정하신 분이시다. 지금도 어려운 교회에 나가 설교사역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 그 전도사님은 성실하신 분으로 노회에도 빠지는 일이 없으시다. 그런데 유독이 그분에게만 명찰이 없다. 전도사님의 명찰을 노회가 준비할 의무나 법조항은 없으나, 이 분의 경우 전무후무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또 다 같은 동역자요 권속이라는 의미로 은퇴 전도사 박 아무개라고 명찰 하나 해 드리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5. 성찬식에 대하여 좀 살펴보고자한다. 성찬식은 주님이 베푸신 상이다. 그러기에 누구나 엄숙하고 정중하게 참여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성찬식을 거행할 때 강단에서 내려오지 않아 원로 석에서 사람을 보내 내려오시도록 하였다. 물론 그것도 실수라 하겠으나 노회 의전 상 그러한 실수를 다시 않도록 후배 목사님들이 유념했으면 좋겠다.   6. 스톨 색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오래 전부터 노회장의 스톨의 색깔을 탓해 왔으나 몇 년 전에 내가 생각하는 보라색으로 개정되어 매우 다행스러웠다. 하지만, 임직한 목사에게 노회장이 걸어주는 스톨의 색이 초록이었다. 목사 임직을 받는다는 것은 옛 사람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제물이 되어 하나님께 드려지는 것이지 결코 영광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애도의 색깔인 보라색을 착용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7. 성찬 보의 처리 문제다. 배병위원이 성찬 보를 벗길 때 아주 정중하게 하여야 한다. 헌병이 국기계양을 할 때나 하양을 할 때 그 정중함을 보았는가. 성찬 보는 더욱 정중하게 취급해야 한다. 보기 좋도록 정확하게 접어서 아무데나 놓아두는 것이 아니라, 성찬상 위 한 쪽에 가지런하게 두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8. 설교와 시간의 문제를 생각한다. 목회자들에게 있어 시간은 칼날이어야 한다. 목회자가 시간을 어기면서 성도들에게 시간을 지키라고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설교자는 시계를 보면서 주어진 시간을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 노회가 속회할 시간이 되었는데도 계속되는 설교는 총대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며 무례한 행위다. 시간을 자기 맘대로 하는 부흥회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설교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설교내용에 있어 일관성이 없는 설교, 줄거리를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 없는 설교, 잡담 식으로 하는 설교를 해서야 되겠는가. 설교는 죽느냐 사느냐 하는 투쟁이다. 시간 때우기 위한 설교는 자장가 일 뿐이다. 그리고 자기 발전에 조금도 기여하지 못한다. 제가 들은 이야기지만 교역자를 청빙하려는 모 교회 대표자들이 부지불식간에 어떤 교회를 방문하였는데, 그 교회 목사님이 밑도 끝도 없는 설교, 잡담 식 설교를 하고 있어 실망하고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좀 더 시간을 투자하여 기승전결이 분명한 설교를 하려고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 나 자신이 설교를 잘 하기 때문에 하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원고설교를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 다만 앞으로 몇 십 년을 더 목회하실 후배 목사님들이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며, 우리 노회가 좀 더 짜임새 있는 노회,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는 노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글을 쓴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면서 펜을 놓는다.           (2010년 10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