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큰 충동질

강연홍 (2008-10-3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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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초에 영국 웨일즈 지역에 다녀왔습니다. 아시는 대로 1907년 평양대 부흥운동의 시작점이 됐던 1904 웨일즈 부흥의 발흥지를 다녀왔습니다. 영적 침체에 빠져 있던 18세기 영국은 웨슬리와 같은 위대한 인물로 말미암아 새로운 부흥기를 맞게 됐으나 세월이 흐르자 또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게 됩니다. 그 즈음에(20세기초) 영국을 부흥시킨 강력한 성령운동이 웨일즈 지방에서 일어났으니 그것이 바로 1904년의 웨일즈 부흥운동입니다. 이 부흥운동은 당시 유명한 영적 지도자에 의해 일어난 사건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대도시의 규모가 큰 교회에서 시작된 운동도 아닙니다. 1904년 웨일즈 부흥운동은 광부의 아들로 태어난 이반 로버츠(1878∼1951)라는 무명의 청년에 의해 시작됐습니다. 그 진원지 역시 웨일즈의 한적한 시골에 있던 모리아 교회라는 작은 교회였습니다. 웨일즈 부흥운동은 영국 전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된 강력한 성령운동이었습니다. 장대현교회를 중심으로 1907년에 일어난 이 땅의 부흥운동 역시 바로 웨일즈 부흥운동에 자극 받았다는 점에서 한국 교회 초기 사역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웨일즈 부흥운동의 주역 이반 로버츠는 웨일스 지방글레모건에서 광부의 아들로 출생했습니다. 생활이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 14형제 중 아홉째로 태어나 교구학교에서 공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12세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광산에서 힘든 일을 했으며 한때는 대장장이 일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1904년 칼뱅파 감리교회 목회 후보자로 선발되어 뉴캐슬 에믈린에 있는 대학예비학교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의 나이 26세 때입니다. 이반 로버츠는 빈한한 생활 속에서도 철저히 하나님을 의지하는 신앙으로 ‘삶의 모든 면에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싶다’는 강한 영적 욕망을 가지고 자라났습니다. 그는 웨일즈의 부흥운동이 일어나기 11년전부터 남달리 기도에 전념하고 밤을 지새우며 성경을 연구하는 등 성령의 도우심을 구했다고 합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그는 하나님께서 한 시대를 위하여 준비한 인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로버츠는 기도와 말씀으로 준비한 이 기간에 자주 시대적인 환상을 보고 성령의 임재를 체험했다고 합니다. 마침내 1904년에 이르러 웨일즈 도처에서 부흥운동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이러한 영적 분위기는 하루아침에 조성된 것이 아니라 로버츠를 비롯한 일단의 기도용사들이 영적 침체에서 벗어나기를 오랫동안 기도해왔기 때문이었습니다. 로버츠는 즉각 고향으로 돌아가 모리아 교회를 중심으로 기도집회를 시작했습니다. 그해 10월 30일 그는 기도중에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게 되자 그 다음날 지체 없이 고향 교회로 돌아간 것입니다. 그날은 공교롭게도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기념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습니다. 성령에 사로잡힌 로버츠는 모리아 교회 담임목사 다니엘 존스에게 자신이 체험한 비전을 얘기하고 설교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무명의 전도자를 좀처럼 교회는 쉽게 받아 주지 않았습니다. 가까스로 설교의 기회를 얻은 로버츠는 “성령님께 순종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나가도 좋습니다”라고 담대히 도전했습니다. 그 결과 그의 첫 집회는 남아있던 17명으로 시작됐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 같은 성령의 강력한 역사로 17명 모두 회개하고 성령충만함을 받게 됩니다.그중에는 로버츠의 동생과 세 자매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부흥의 불길이 웨일즈의 모리아 교회에 떨어졌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으며 첫 집회 이후 30일만에 3만 7000명이 주께 나아가 회개하고 놀랍게도 5개월만에 웨일즈 전역에서 10만여명이 교회를 찾게 됐습니다. 이러한 놀라운 사건으로 사람들은 이반 로버츠를 ‘웨일즈의 죤 웨슬리’라고 불렀습니다. 보잘것 없던 한 소년광부를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크게 들어 쓰신 것입니다. 특히 그의 성령집회에는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들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대거 참석했는데 그들은 눈물로 회개하며 훔쳐온 연장을 돌려주거나 함부로 다룬 당나귀를 껴안고 사과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웨일즈의 부흥운동은 그 지방의 사회정화운동을 가져와 술집과 당구장이 텅텅 비고 형무소 죄수들에게까지 전도운동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이처럼 뜨겁고도 강력한 웨일스 부흥운동은 영국 전역과 미국 캐나다 인도 중국 뿐 아니라 한국에까지 영향을 미쳤으니 그것이 바로 ‘1907년의 대부흥운동’이라는 사실입니다. 당시 미국의 저명한 목사 존스턴 박사가 직접 웨일즈를 방문하여 로버츠의 부흥회를 목격했을 뿐 아니라 이반 로버츠 목사에게 부흥의 비결을 자세히 물어보았습니다. 그후 그는 중국에 가서 여러 곳에서 웨일즈의 부흥운동을 증거하다가 1906년 9월 서울에 오게 됩니다. 그 무렵 마침 장로회연합회가 개최되었는데 존스톤은 그곳에서 웨일스 부흥운동을 간증하였습니다. 그때 그곳에 모인 선교사들과 목사들이 큰 감동과 도전을 받고 한국 교회의 부흥운동을 갈망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당시 한국 교회의 중심 인물이었던 길선주(당시 장로) 목사도 큰 은혜를 받게 되는데 이것이 1907년 장대현교회를 중심으로 일어난 회개와 영적 대각성운동의 시발점입니다. 참으로 시공을 초월한 성령의 놀라운 역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웨일즈 부흥운동의 진원지인 모리아 교회를 찾아갔을 때에 마침 교회를 관리하는 다이프리그 그리피즈 장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교회를 돌아보게 됐고, 정원에는 이반 로버츠 목사의 흉상이 새겨진 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뒤뜰에는 세상을 떠난 성도들의 무덤이 보존돼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이반 로버츠와 함께 부흥운동을 일으켰던 그의 동생과 누이들,그리고 부모까지 한자리에 영면하며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사진 설명 첫 사진: 모리아 교회의 옛 예배당(작은 건물. 지금은 사무실겸 기도실, 세미나실로 사용하고 있음)과 새 예배당(큰 건물. 많이 모일 때는 600명이 모여 예배드렸다고 함). 영국이나 유럽의 오래된 교회들에는 십자가를 세우지 않은 것이 특징.   둘째 사진: 교회 입구에 서 있는 에반 로버츠 기념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