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잘 할 수 있었는데

박정철 (2008-05-24 12:47)

경동시찰 남신도회 주최 ‘족구 대회 및 체육대회’가 몇 주 전에 있었습니다. 많이 준비하지 못한 것 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교회가 함께 참석해서 어울릴 수 있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겠다 하겠습니다.   참 좋은 시간들이었는데, 마지막 순서로 릴레이 달리기를 끝내고 나서 모두들 하나같이 저에게 하시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목사님, 달리기 너무 잘하시네요.” “목사님, 배 나오고 짧은 다리로 어떻게 그렇게 빨리 달릴 수 있어요.”    제가 그 말들을 여러 사람들에게서 들으면서 지난 기억에 잠겼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까지 달리기를 못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에도 난 그저 4등만 하는 아이로만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더 빨리 달릴 수도 있었을 것이고, 더 나은 등수에도 들 수 있었을 것이지만 그래도 난 항상 출발선에서 그리고 달리면서 ‘난 원래 4등이잖아’그러면서 4등에만 저를 맞추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에 릴레이 달리기를 끝내고 가쁜 숨을 쉬고 있던 저에게 모두들 ‘왜 이렇게 달리기를 잘하세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이런 생각도 납니다. 6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반대표들을 뽑아서 야구를 할 때였습니다. 저희 때에는 두 반뿐이었는데, 선생님께서 ‘야구 할 사람 나와라’ 하십니다. 그때 난 뒤로 물러나면서 ‘난 야구 못하잖아.’    그런 중에 소위 잘한다는 아이들끼리 한 판 경기가 벌어졌습니다. 그러고 나서 선생님께서는 소위 나를 비롯해 뒤로 물러서 있던 이들을 불러서 한 게임을 하게 하셨습니다. 단, 투수는 처음에 던졌던 잘하는 아이가 던지게 했습니다.    제가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잘한다는 투수는 공을 던졌고 못한다고 생각했던 저는 공을 쳐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휘두른 방망이에 잘 맞은 공이 얼마나 멀리 멀리 저 멀리 날아가던지. ‘내가 먼저 경기를 치룬 쟤들보다 훨씬 더 잘하는구나!!’    세월이 흐르면서 제가 제 자신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운 것이 있습니다. ‘잘할 수 있는데 못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너무 많았다는 것입니다. 잘할 수 있었던 것들을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정말 못했다는 것이고 아예 시도조차 해 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는 것입니다.    한수원 사택 운동장에서 양남초등학교 학생들과 나산초등학교 학생들이 두 차례에 걸쳐서 축구와 족구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6학년 한 아이가 족구 서브를 넣으면서 ‘난 못하는데’ 그리고는 제멋대로 차버리는 것입니다. 5학년 한 아이는 한두 번 잘 넣다가 한다는 말이 ‘참, 나 다리 아프잖아’ 하고는 공을 제대로 차지를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두 아이를 혼냈습니다. 사실은 그 아이들을 혼 낸 것이 아니라 저를 혼낸 것이었습니다. 나도 그 얘들처럼 지금까지 그렇게 사고하고 행동하고 있을 때가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생각에 사로잡혀 살아가고 있습니까? 혹여 잘할 수 있으면서도 못한다는 생각에 매여서 정말 못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정말 여러분이 못합니까?    아닙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충분히 잘할 수 있습니다. ‘안 된다’ ‘못한다’ 해서 그렇지 해 보면 우리는 정말 멋지게 해 갈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더하여 우리에게는 잘하게 하시고 잘되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우리 손 위에 손을 얹으시면서 이렇게 외쳐주실 것입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