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부 수련회 참관기.

백낙원 (2007-10-1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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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복지부 수련회 참석 기.                                       황우 목사 백낙원. * 2007년 10월 11일. 오늘은 경북노회 사회복지부 주관 은퇴교역자 및 장로 수련회가 있는 날이다. 어제는 어릴 적 소풍전야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자리에 들었다가 행여나 시간에 늦지 않을까하여 소스라쳐 일어보니 4시가 조금 지났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5시 경에 뛰쳐나와 소먹이를 챙겨주고 7시가 조금 넘어 집을 나섰다. 7시 30분경 흥해제일교회를 출발하여 포항제이교회로 가서 참가자들과 동승한 뒤 8시에 출발하였다. 포항 대구 간 고속도로를 기분 좋게 달리는데, 풍년 빛이 완연한 들판에는 추수하는 농부의 트랙터도 분주하고, 차 창 밖으로 스미는 공기도 상쾌하다. 칠곡휴게소를 거쳐 만남의 장소인 옥천 휴게소에 당도하니 가까이에서는 김천시찰, 구미시찰, 멀리 북부시찰에서 이미 도착한 역전의 용사들과 반가운 해후를 했다. 6대의 승합차에 59명이 나눠 타고 천안성결교회로 가서 개회예배를 드린 후 2천여 점도 더 되는 세계 각국의 십자가들이 전시된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그 중에는 자기의 죄가 생각날 때마다 못을 한 개씩 박아 7천여 개나 되었다는 눈물어린 십자가와 한때는 지존파에 속해 세상을 놀라게 한 청년이 옥중에서 주님을 영접하고 조그만 박스와 밥풀로 만들었다는 희귀한 십자가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이 지신 그 험한 십자가는 보이지 않고 깎고, 다듬고, 예쁘게 칠한 미화된 십자가들 일색이다. 갈보리 산언덕에 섰던 그 십자가를 생각하며 머리 조아린다. 맛좋은 추어탕 한 그릇으로 시장 끼를 달래고 차를 달려 온양민속박물관으로 갔다. 경북 안동 출생인 계몽문화제단 회장 김원대 씨에 의하여 설립된 이 박물관은 2만 5천 평 대지에 건평 3,300평, 가득 전시된 전시물은 1만 7천여 개가 넘었다. 사람이 나서 결혼하고 살다가 죽는 관혼상제(冠婚喪祭)의 인생여정을 보며 나의 남은 날을 계수해보고 잊혀져가는 슬기로운 조상들의 지혜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감회가 새롭다. 이어서 조선 후기 실학자요 서예가이신 추사 김정희 선생 고택을 방문하니 아기자기한 입 구(口)자 형태의 한옥엔 안방엔 마님이 곱게 단장한 채 다소곳이 앉고, 건너 방엔 아이들이 뛰놀며 사랑채에는 글 읽는 소리가 들릴듯하고, 뒷마루에 걸터앉아 하늘 우러르며 명상에 잠긴 추사를 생각하니 마치 어릴 적 고향집에 온듯하다. 조금 뒤쪽에는 야산 한 자락 차지하고 한가로이 추사의 묘소가 앉아있고 그 묘소를 지키는 소나무는 추사의 붓처럼 지금도 파란 하늘에 서예를 하듯 이리저리 바람에 휘날린다. 때가 되어 맛깔스런 산채정식으로 충전하고 세심천(洗心川) 온천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육체만 아니라 마음까지 씻는 세심천이라고 명명한 조상들의 선견지명(先見之明)이 놀랍다. 노천탕에 들어가 하늘을 우러르니 무심한 구름 한 조각 노 저어가고 야트막한 야산자락 끼고 앉은 호텔이 정겹다. 오늘 정신없이 지나온 여정 다시 되돌아보고 야훼 하나님께 감사하며 애 저녁에 자리에 드니 하루의 피로가 밀려와 세상모르고 꿈길 거닐었다. * 2007년 10월 12일. 새벽 3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잠을 깨어 잠시 기도와 명상에 잠긴 뒤 오늘의 일정 야훼께 맡기고 다시 누웠다. 해장국으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천주교 해미순교성지를 방문했는데, 조선조 초기부터 약 100여 년 동안 3000여명의 순교자가 생긴 그 핏 터에 웅장한 기념교회와 기념탑이 자리하고 앉아있다. 신유박해, 기해박해, 병오박해, 병인박해 때 천주를 믿는 믿음 져버리지 않고 손발 묶여 호야나무에 달려 죽었고 돌다리 위에서 자리개질 당했으며 죄인 둠벙(웅덩이)에 빠졌을 뿐 아니라 산채로 묻혔다니 심장이 뛰고 피가 끓는다. 1200만의 성도를 자랑하는 오늘날 과연 얼마나 순교자적 신앙 간직한 걸까. 순교자의 시체로 산을 이루고, 그 피가 내를 이루었다는 해미읍성을 사정상 보지 못하고 발길 돌려 아쉽기만 하다. 다시 발걸음 돌려 덕숭산 수덕사에 들렸다. 사찰은 어디를 가나 일주문에 사천왕상, 그리고 대웅전마당에 석탑이 비슷한데 어떻게 마련된 자금인지 고연(故緣)이 찬란하다. 다시 이동하여 세계 꽃식물원에 당도하여 일정을 마무리 하는 폐회예배를 드리고 꽃향기 가득한 꽃 비빔밥 한 그릇 먹으니 마음이 상쾌하여 나비가 된듯하다. 식사 후 식물원을 둘러보다가 예수 그리스도 수난의 꽃(시계꽃)을 보았다. 가롯 유다와 베드로를 제외한 10개의 꽃잎과 가시관의 수많은 가시를 상징하는 안 꽃잎, 시계바늘처럼 돈다는 꽃술 가진 꽃이다. 꽃이 지면 달콤한 열매가 열리니 부활의 열매인가보다. 곡예를 하듯 고속도로를 달려 포항에 이르러 구수한 들깨칼국수 한 그릇에 시름이 걷힌다. 집에 당도하니 9시가 조금 못되었다. 1박2일의 모든 일정 지켜주신 주님께와 유익한 시간 마련하느라 수고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2007년 시월상달 열사흘) (원본을 보시려면 http://kr.blog.yahoo.com/nakwoun 으로 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