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츠비치의 눈물.

백낙원 (2007-07-14 09:36)

* 관리자님이 꼭 보아야 할 영상이라고 하신 아우츠비치 영상을 보고 몇 년 전 아우츠비치에 갔다가 쓴 시를 다시 올려 봅니다. (저의 시집 제 1권에 수록된 것입니다.) * 아우츠비치의 눈물 아우츠비치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습니다. 장백산으로 가는 길처럼, 수목이 길 좌우에 늘어선 오지였습니다. 손만 닿으면 감전 될 것 같은 철조망, 여기저기서 감시하고 있는 듯한 초소들, 높은 울타리들이 기를 죽이고 가슴을 조였습니다. 이곳에서 유대인, 부랑인, 난치병자, 여호와의 증인, 동성연애자들, 집시들까지 하루에 600여 명씩 600만 명을 살해했다니 하늘이 울고 땅도 울었을 것입니다. 수용소 방마다 가방도 산더미, 옷도 산더미, 신발도 산더미, 안경도 산더미, 이빨도 산더미였습니다. 승리의 전리품인양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남자 건 여자 건 모두 옷을 벗겼고, 금이빨은 집게로 뽑았으며, 여자들의 머리털을 잘라 주단을 짰답니다. 16명을 한꺼번에 화장시키는 소각공장도 있고 남자아이를 여자로 만드는 잔인한 생체실험까지 했답니다. 인간이 잔인해지면 이토록 잔인할 수 있답니까. 그래도 재판의 형식을 취했다니, 그 죄목이 무엇이었던가.   6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 사람 태우는 냄새가 나는 듯합니다. 아우츠비치를 스쳐 가는 바람소리와 함께 그 때 그 원혼들이 엉엉 소리 내어 울고 있는 듯합니다. 그 아들 십자가에 못 박고 세 시간 동안 고개 돌리셨듯이 선택된 그 백성의 고난 차마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리신 야훼. 당신의 그 아픔 어찌 헤아리리요. 이 뽑히고 눈이 뽑히며, 가스실에서 숨 막혀 죽어 가는 선민의 고통은 오히려 야훼의 고통일 줄이야 ... 주단이 된 선민들의 머리털은 야훼의 핏줄이요, 야훼 당신의 신경 줄이었으며 그들의 그 몸부림은 곧 야훼 당신의 몸부림이었고, 아우츠비치의 눈물은 바로 당신의 피일 줄이야 .... 선민이 당신의 뜻 저버릴 때마다 때로는 아시리아, 때로는 바빌론, 때로는 로마 들어 자기 백성 징치하는 막대기 삼으신 것을... 그들의 잔악상은 당신의 불같은 진노 보여주는 견본인 줄이야 ... 닭의 목 아무리 비틀어도 새벽은 오고야 만다는 진리. 마지막 당신의 심판 때 인간의 모든 바벨탑은 아우츠비치의 옷 무덤만큼이나 가치 없는 것 되고 말 것을... 천년을 두고 찾아오시는 당신의 긍휼과 그 자비를 끝내 도리질 한다면 그 진노 피할 수 없음이 아우츠비치의 교훈인 것을 왜 모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