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없이는’

박정철 (2014-10-11 12:03)

‘그들은 믿음으로 나라들을 이기기도 하며 의를 행하기도 하며 약속을 받기도 하며 사자들의 입을 막기도 하며’(히 11:33)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일이다. 지금도 너무 생생한 것은 송필돈 담임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많은 학생들 앞에서 내 이름을 불러주며 칭찬해 주셨던 적이 있다. 그때 어린 마음에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른다. 별로 잘난 것이 없어 출석을 부를 때나 이름이 불렸었던 내가, 그 시간에 이름이 불렸다는 것은 내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경험들 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   우리는 저마다 학창 시절에 선생님께 칭찬을 들으며 인정을 받기 위해서 애를 쓴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학생은 큰 소리로 만날 때마다 인사를 한다. 참 좋은 방법이다. 아빠로서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늘 해 주던 말이 있다.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든 인사를 잘 해야 한다.”     또 어떤 학생들은 아침에 제일 먼저 등교해서 교실을 청소하기도 하고 선생님 교탁에 꽃 한 송이를 갖다 놓기도 한다. 공부나 운동을 잘해서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도 있다.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해서 선생님들에게 자기 존재를 각인시키는 학생들이 있기도 하고, 그냥 구석에서 눈에 띠지 않게 조용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학생도 있다. 이러한 모든 행동들에는 선생님들에게 인정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있음이다.   오늘 이 세상이라고 하는 인생의 학교에서 선생님이 되시는 주님께서는 성도들의 어떤 모습을 보시면서 칭찬하시며 인정하실까. 무엇으로 주님께서는 크게 기뻐하실까. 히브리서 저자는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 했는데, 우리가 가진 믿음을 기뻐하시며 칭찬해 주시겠지.   주님께서는 믿음이 큰 자들을 기뻐하셨으며, 믿음이 없고 적은 자들에 대해서 가슴앓이를 하셨지. 눈 먼 바디매오의 믿음을 기뻐하셨으며, 백부장의 믿음에 놀라워하셨으며, 수로보니게 여인과 12해를 혈루증을 앓은 여인의 믿음에 감탄하셨는데, 그러면 오늘 나는 얼마의 믿음의 분량일까. “믿음이 적은 자들아” 하시며 책망하실까? “내가 이런 믿음을 만나보지 못하였다”고 칭찬하실까.     미국의 소설가 ‘제일 그레이’라는 사람이 ‘믿음의 위대함’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상실감을 담대히 극복하고, 실패와 비탄으로 인해 약해지는 마음과 싸우며, 눈물이 앞을 가릴 때에도 밝게 웃을 줄 알고, 질병과 악인에 대해 싸우기를 포기하지 않으며, 차라리 죽고 싶다고 생각될 상황에 처하더라도 꿋꿋하게 삶의 행진을 계속하고, 굳건한 믿음으로 장차 우리에게 주어질 보다 아름다운 미래를 기대하고 말하는 것이 위대함이다. 믿음은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하며, 그럴 수 있을 때 사람은 위대한 존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