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말해 봐”

박정철 (2014-08-09 13:20)

‘예수께서 말씀하여 이르시되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맹인이 이르되 선생님이여 보기를 원하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하시니 그가 곧 보게 되어 예수를 길에서 따르니라’(막 10:51,52)   가끔씩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전부인가’ ‘오늘 내 삶이 최선인가’ 신었던 신발이 편해서 계속 신게 되는 것처럼 이미 익숙해져 버린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 체 또 하루를 그렇게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벌써 들녘의 논에서는 벼의 이삭이 패면서 가을을 향해 치닫고 있는데, 우리네 삶은 여름이나 가을이나 아무런 차이나 변화도 없이 늘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그게 참 걱정이고 근심이 아닐는지.   베데스다 연못가에 38년 된 병자가 있었지. 참 오랜 세월 동안 그 자리에 머물렀었지. 마치 그 자리가 자기가 마지막까지 있어야 될 자리인 줄 알고 말이지. 처음에는 그도 연못의 물이 움직일 때 제일 먼저 들어가는 자가 낫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희망을 가지고 그 연못을 찾았을 것이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 새 자기도 모르게 절망의 아이콘이 되고 말았겠지. 여건과 환경을 탓하며 변명과 핑계에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을 것이고.   오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각자의 자리가 베데스다 연못가가 아니겠는가. 부푼 가슴을 안고 누군들 처음에는 희망과 기대를 가지지 않았겠는가. 새로운 변화를 꿈꾸며 새로운 내일을 기대하며 그 자리를 찾아들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시간이 가고 세월이 흐르면서 그 기대와 희망이 사그라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하루를 버텨내는 것도 힘이 들어서 허덕이지는 않는지. 탓과 핑계에 빠져 들어 하루하루를 그냥 흘러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런 우리네 삶에 주님께서 찾아와 물으시지 않을까. 38년 된 병자를 향해 ‘네가 낫고자 하느냐’라고 물으셨던 것처럼 오늘 우리를 향해서도 물으시지 않을까.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이렇게 주님은 그 인생들을 향해서 물으셨지. 그래서 그들로 하여금 그들이 소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말하게 하셨고, 절망에 묻혀버린 꿈과 희망을 다시 불러일으키셨지. 그리고는 그 믿음에 따라 새로운 삶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셨고.   오늘 이 시간 처음 베데스다를 찾았던 그 희망과 소원을 주님께 아뢰어 봐야겠다.